[학술신간]조선역사 연구지평 넓힌 두 학자의 역저

  • 입력 2000년 8월 25일 18시 32분


조선시대 역사 연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역사학자인 김용섭 전 연세대교수와 이태진 서울대교수. 두 학자가 기존에 몰두해 오던 연구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저서를 내놓았다. ‘조선후기농업사연구’ ‘한국근대농업사연구’ ‘한국근현대농업사연구’ 등 일련의 대작을 가지고 있는 김 전 교수는 이번 저서에서 그의 관심이 조선초를 거쳐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조선시대 유교사회사를 주전공으로 연구해 온 이교수는 수년 전부터 관심을 기울여 온 근대사 연구를 모아 고종시대에 대한 역사인식 바로잡기 노력의 성과를 정리했다.

섣불리 가설을 세워 주장을 펼치기보다 치밀한 사료분석의 축적을 통해 한발한발 결론에 다가가도록 하는 연구방식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 전 교수. 이번에도 김 전 교수는 고대부터 중세 말에 이르는 토지제도의 역사적 변화과정을 정리한 후, 고려시대의 양전제(量田制)와 전품제(田品制), 그리고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결부제(結負制)의 전개과정을 특유의 꼼꼼한 사료 분석을 통해 고찰했다. 또한 세종 시기를 중심으로 조선초의 농업정책과 농업기술을 점검하고, 여말선초에 지식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농상집요(農桑輯要)’의 서지학적 해설도 덧붙였다.

92년부터 근대사에 손대기 시작했다는 이교수는 고종이 조선의 패망을 자초한 나약한 군주가 아니라 제국주의의 물결 속에서 조선을 지키며 개화를 이끌려 한 ‘개명군주(開明君主)’였음을 밝혀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이 책에서 이교수는 고종시대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편견과 오류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갑신정변, 1894년 청나라 군사의 출병, 국기 제정 등 당시의 주요 사건과 관련된 고종의 행적을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근대사에 대한 국민들의 패배주의적 역사관을 바로잡고자 한다.

▼'한국중세농업사연구'/ 김용섭 지음/ 지식산업사/ 518쪽 2만5000원▼

▼'고종시대의 재조명'/ 이태진 지음/태학사 452쪽 1만5000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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