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외국인 순매수 지속 가능성높다

  • 입력 2000년 8월 18일 10시 11분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1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순매수 배경과 향후 지속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기관이 매도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지속 여부가 향후 주가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부국증권은 18일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가능성 충분'이라는 이슈 분석 자료는 내놓고 지속적인 매수쪽에 힘을 실어주었다.

부국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해 10월이후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 지난 6월말현재 거래소시장에서 약 87조원의 주식을 보유, 시가보유 비중 29.7%를 차지하면서 92년 증시 개방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올들어 각각 7조7000억원과 3조6000억원 순매도할 때도 외국인들은 10조4000억원을 순매수해 공격적인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단행했다.

부국증권은 지금까지 국내에 투자해온 외국계 펀드는 주로 `Regional Fund'와 `Emerging Market Fund'였으나 올해 유입분의 경우 약 97%가 북미계 자금으로 이중 상당수가 `Global Techno Fund'라는 신규 세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각 국가별 위험도를 고려해 시장 전체를 사들이기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고 기업을 저가에 사들이는 첨단기술주 위주의 펀드.

특히 지난 6월말 미국 연기금 등 대형펀드의 투자지표인 MSCI지수에 말레이시아와 대만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역으로 한국 비중은 축소됐으나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가 10조원을 넘은 것도 이 신규 펀드의 국내시장 진입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이 신규 펀드의 70% 가량이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회사형 뮤추얼 펀드인 것으로 알려져 최근 삼성전자 폭락 등에서 나타난 외국인 단기매매에 가담한 물량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부국증권은 앞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 매수 및 매도 세력의 기존 자세 지속 여부, 투자환경의 변화 가능성이라며 외국인들의 투자비중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3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투자기업의 펀더멘털. 상반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금액의 97%인 9조2000억원을 쏟아부는 이유도 이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같은 종목 편중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되겠지만 지분한도율에 육박한 블루칩보다는 아직 편입비율이 저조한 실적대비 저평가 옐로우칩에 관심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환차손을 염두에 둔 원화환율의 변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누적 순매수와 원화환율의 상관계수는 -0.66%, 매수상위 50대 기업에서는 -0.85%로 나타나 외국인들이 환율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함을 보여주고 있다. 현 시점에서 환차손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접어놓아도 좋을 듯 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시장 펀더멘털을 염두에 둔 컨트리 리스크. 모건스탠리가 MSCI지수에서 한국비중 축소를 권한 이유는 금융권 구조조정의 미흡한 진행 때문이었고 메릴린치와 자딘플레밍도 투신사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정책 가시화와 한국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전제로 한국 투자비중 확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부국증권 하민성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몇 개 종목으로 한정되고 집중된 매수세"라며 "그나마 하반기 금융권 구조조정과 재벌개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러운 대기 매수세"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하반기 구조조정과 재벌개혁의 결과가 관망세의 외국인 매수세를 다시 부를 수 있는 주요 요인이며 정부의 개혁의지로 볼 때 현재로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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