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경제지표 보면 한국증시 보인다

  • 입력 2000년 8월 7일 18시 37분


4일 밤 전세계 주식투자자들의 이목은 미국으로 쏠렸다. 미 노동부가 실업률 등 7월중 고용사정을 낱낱이 보여주는 고용보고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7월중 실업률은 4.0%로 30년만의 최저수준. 하지만 미국 주가는 경기과열 및 금리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실업률 4.0%가 증권가의 예상치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7월중 실업률이 이보다 낮았다면 증시는 폭락을 면치 못했을 것이고 거꾸로 높게 나왔다면 뜨겁게 달아올랐을 것임에 틀림없다. 6월4일에는 5월중 실업률이 4.1%로 4월중 실업률 및 예상치인 3.9%보다 높다는 발표가 나오자 나스닥지수가 무려 6.44%나 올랐다.

▽미국 경제지표가 한국증시를 좌우한다〓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그리 크지 않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좌우한다. 그들의 매매패턴이 하나의 ‘시그널’이 되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그 중에서도 나스닥시장 동향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증시에서는 기업실적이 개별종목 주가를, 업황(업종경기)이 업종지수를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미국 증시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거시 경제지표다.

경제지표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증시를 움직인다. 첫째는 투자자들의 재산규모를 변화시키는 것. 예컨대 국내총생산(GDP)의 증가는 소득증가에 대한 기대를 낳고 이는 주식수요를 늘려 주가상승을 가져온다. 또 정부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나 정책기조 결정과정을 통해 우회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상치 이상의 GDP 증가율은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를 낳고 결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촉구한다. 특히 최근 두 번째 경로를 통한 경제지표는 예전보다 더욱 강하고 빠르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떤 경제지표가 중요한가〓각 경제지표의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발표 당시의 증시 주변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통상 중요도가 매겨져 있다. 경기의 연착륙 여부가 최대관심사로 부상한 요즘 주목받는 것이 고용보고서(특히 실업률),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 고용비용지수(ECI) 등.

실업률은 노동생산성 증가에 기반을 둔 미국의 ‘신경제’가 지속되고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다. 고용보고서는 후행성이라는 단점이 있으나 그린스펀이 96년에 중요성을 거론한 이후 FRB의 금리정책 분위기를 좌우해왔다. 각 기업체 자재과장들에게 자재가격, 주문, 재고, 배달시간 등을 물어 수치화한 NAPM지수는 실물경기를 가장 실감나게 즉각적으로 전달해주는 지표다.

굿모닝증권 홍춘욱과장은 “NAPM지수는 90년대들어 재할인율 조정에 6∼12개월 선행해왔다”면서 “몇 년 전부터 소비나 고용이 경기 변화에 뒤늦게 반응하고 지표상 물가변동이 잘 나타나지 않으면서 NAPM지수가 중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지수중요도발표일발 표 내 용포 인 트
고용보고서A매월
첫째
금요일
-전달의 고용현황.
-가계 6만가구(실업률)와 37만5000개 기업체(평균노동일 평균임금)를 상대로 조사.
-적시에 발표되는 광범위한 월간 경제활동 지표.
-주당평균근로시간이 중시됨.
전국 구매
관리자 협회
(NAPM)
지수
A-매월
첫째
영업일
-전달 신규주문, 생산, 고용, 재고, 배달시간, 수출입주문 등에 관한 각 기업체 구매책임자 설문조사 결과.
-50% 이상은 전달대비 확장세 의미.
-고용보고서에 앞서 가장 먼저 발표됨.
-제조업 부문만 포괄하나 후속 보고서들의 전반적인 논조 시사.
소비자물가지수
(CPI)
B+매월
13일경
-전달의 소매물가.
-고정된 상품바스켓의 가격 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에 신기술재 시판에 따른 가격인하를 감안하지 않아 인플레이션을 과장하는 경향 있음.
-가격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지수(core CPI)의 전월대비 및 전년대비 변화율이 중시됨.
고용비용
지수
(ECI)
B+매분기
첫째
월말
-전 분기의 고용현황.
-고용보고서에 산업간 고용 변화와 연금비용 등 추가.
-분기별 및 연간 변화가 분석의 초점.
-고용보고서의 시간당임금에 후행하는 지표이나 그린스펀이 96년에 거론한 이후 중요성 부각됨.
국내총생산(GDP)B매분기
다음달의
셋째또는 넷째주
-소비(비중 3분의2), 투자, 수출, 수입, 정부지출, 재고 등으로 구성됨.
-세번(예상, 예비, 최종) 발표되며 월간 경제지표들을 종합하면 예측할 수 있음.
-매분기 두번째 또는 세번째 달에 수정치가 발표됨.
-GDP디플레이터는 CPI와는 달리 전체 상품가격을 토대로 산정되므로 소비패턴의 변화나 신상품 도입에 따른 변화 등이 반영됨.
생산자물가지수(PPI)B-매월
11일경
-전달의 도매물가. 원제품, 중간재,완성재 등 세 부문 물가로 구성됨.-완성재 물가가 가장 중요.
-핵심지수가 전체지수보다 더 중요.
소비자신뢰지수
(ConsumerConfidence)
B-매월
마지막
화요일
-당월 및 향후 경기에 대한 5000가구의 판단 조사.
-현 상태에 대한 평가(비중 40%)와 미래에 대한 기대(60%).
-미래에 대한 기대 부분이 선행지표로 유용함.
경기선행
지수
(Leading Indicators)
D-매월 초-향후 두 달간의 고용, 통화공급, 주가 등 각종 경제현황 지료.
-이전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의 일람표 성격.
-예측력이 높지 않다고 평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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