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황영조, 특례로 올림픽 진출 공작(?)

  • 입력 2000년 7월 19일 14시 49분


"「몬주익 영웅」 황영조를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특례로 본선에 출전하려는 공작(?)이 펼쳐졌었다는데.."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제패한 마라톤의 황영조.

몬주익 영웅인 그에게 국민들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었다.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96년 3월 대표선발을 겸한 96동아마라톤대회에서 26.94㎞지점까지 선두를 달리다 다리 경련을 일으키며 29위로 골인한 것.

애틀랜타행 티켓은 한국선수중 순위가 좋은 이봉주, 김완기 (이상 코오롱 ), 김이용( 건국대 )의 차지가 됐다.

전혀 예상밖의 상황에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박정기) 은 벌컥 뒤집혔고 체육계에서는 황영조에게 출전권을 줘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U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제패한 명실상부한 세계적 스타가 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게 국민정서에 맞고 88올림픽 당시 유도의 김재엽이 양보를 받아 출전한 것도 선례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 3명은 모두가 메달을 노릴만한 선수들이어서 양보할 처지가 아니었다.

이런 와중에서 황영조는 은퇴를 해버렸다.

이때 박정기 회장이 생각한 묘안이 마라톤에 한해 전대회 우승자가 자동출전하는 올림픽사상 유례가 없는 규칙을 만들기로 한 것.

이에 IOC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장을 찾아가 입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김위원장은 일주일후 서울에 오는 사마란치 IOC위원장과 담판을 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또다른 문제가 있었다.

황영조였다. 한번 은퇴한 선수가 다시 뛰기란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쉽지 않음을 아는 김위원장은 사마란치를 만나기 직전 황영조를 불렀다.

출전권이 주어지면 다시 마라톤화를 신겠냐고 물었으나 대답은 시원치 않았다.

황영조는 확실한 대답을 피하며 가능성 여부만을 물었다.

김위원장은 『자칫하면 IOC위원장에게 큰 실수를 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음인지 얼굴표정은 이내 일그러졌다.

그 뒤로 황영조의 올림픽 출전권 공작도 더 진행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 Cyber Reporter enterspor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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