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 입력 2000년 7월 12일 18시 33분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이 증시격언만큼 요즘 장세에서 적중하는 매매타이밍은 없는 것 같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1일 은행파업이 해결국면으로 들어갔는데도 정작 주가가 큰폭 하락하자 증시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재료는 현실화되는 순간 매도타이밍’이라는 말로 주가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말 그랬나〓6월13일 김대중대통령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던 날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41포인트 폭락했다. 그전 7 거래일동안 주가는 107포인트(14.4%)나 급등했다. 은행 총파업을 선언한 6월30일 이후 파업직전일인 10일까지 주가는 30포인트가량 상승한 반면 11일 파업이 소강상태에 이르면서 해결기미를 보이자 주가는 1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10일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발표되기에 앞서 주가는 7거래일동안 67포인트 상승했으나 발표당일엔 5포인트 약세로 돌아섰다. 모두가 재료 발표직전에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실현 심리가 최고조에 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재료의 선반영은 증시속성〓증시에선 ‘주가는 꿈을 먹고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항상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현 시점에서 할증해서 산다는 것이다. 기술주의 ‘성장성 테마’가 각광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전략팀장은 “개별종목 재료이든,증시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이든 간에 주가는 미리 반영하고 움직이는게 하나의 속성처럼 굳어졌다“ 고 설명했다.

박팀장은 ‘투자는 일종의 확률게임’이라고 단정했다. 소문이 돌면서 선취매에 나선 많은 투자자들은 언제 팔지를 놓고 고민하는데 대개 ‘재료가 공식화되는 시점’을 매도타이밍으로 잡는다는 것. 이때 멋모르고 들아간 투자자는 ‘상투’를 잡아 손해를 보기 쉽다.

▽‘뉴스’에 팔기 어려운게 현실〓펀드운용엔 일가견이 있는 한 펀드매니저도 재료의 현실화 시점에선 “이번은 아니겠지…”하고 고민한다고 귀띔했다. 전문가조차도 막상 매도시점에선 ‘팔아야할지,좀더 보유해야할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그때 팔걸’하고 후회한다는 것.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투자자라면 모름지기 ‘굿 뉴스’가 발표된 시점에 주식을 팔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절제의 예술’. 매입 당시 설정해놓은 매도목표가가 달성될 경우 가차없이 팔아야 하는데도 개인투자자들은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매도기회를 놓치는게 다반사라는 것.

장사장은 “‘이번 장은 안돼’라는 비관적인 견해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투자기회가 생기는 가 하면,시장이 낙관적인 시황관으로 들떠있을 땐 오히려 매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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