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첨단상품들③]아이와 대화하는 장난감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41분


테디 베어를 비롯한 봉제인형은 오랫동안 아이들의 친구로서 아이들이 비밀을 털어놓는 대상이 돼왔다. 그러나 미래의 테디베어는 단순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심지어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좀 더 복잡하고 성숙한 성격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봉제인형이 나오려면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봉제인형의 출현을 예고하는 첨단기술 장난감들은 지금도 많이 있다. 요즘 장난감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 알렉스가 한 예이다. 알렉스는 곰 인형이 아니지만, 미래의 테디베어가 궁극적으로 갖추게 될 능력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 그래서 알렉스의 제조회사에 전화를 걸었고, 그 회사에서는 알렉스의 시제품을 보내 내 어린이들이 이 장난감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알렉스는 어린이용 노트북 컴퓨터를 설계하는 회사인 팀 컨셉트가 내놓은 작품이다. 알렉스는 인간의 목소리로 말하는 능력과 음성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강력한 PC와의 통신을 위해 900㎒의 무선 수신기를 사용한다.

알렉스는 게임을 하고, 농담과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아이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원고’를 내려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알렉스에는 외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입력될 예정이다.

그러나 알렉스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게임과 이야기 중에 선택을 해달라는 알렉스의 요청에 아이들이 이야기를 선택하자 알렉스는 동화를 들려주기 시작했지만, 이야기가 반도 진행되기 전에 아이들은 다른 곳으로 가서 구슬치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 첨단기술 장난감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말하고 움직이는 장난감을 만든다는 사실에 흥분한 나머지 어른과 똑같이 행동하는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인지를 생각해보지 못한 듯했다.

MIT의 브루스 블룸버그 교수는 “무생물을 생물처럼 보이게 하는 환상을 창조하려는 장난감 회사들은 언어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심각한 장벽에 부닥치게 된다”면서 “장난감이 말을 더듬거나 아이들의 질문에 잘못된 대답을 내놓았을 때 모든 환상이 깨져버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20000611mag-teddybea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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