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칼럼]김이숙/격변의 인터넷시대 성공전략

  • 입력 2000년 5월 28일 20시 13분


인터넷 산업의 변화를 살펴보면 3개월마다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고 사라진다.

작년 1분기만 해도 ‘인터넷은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다. 2분기엔 서서히 귀를 기울이고 모여 들었다. 3분기에는 ‘인터넷으로 사업만 하면 다섯배, 열배 돈이 된다’고 뛰어들었고, 4분기에는‘인터넷은 모든 산업의 근간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사운을 거는 기업이 늘었다.

금년 1분기. 나스닥 닷컴회사들이 붕괴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곤란을 겪고 있다. 2분기의 관심사는 인터넷기업의 수익모델, 그리고 온라인기업과 오프라인기업을 어떻게 엮을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이렇게 3개월마다 변하는 시장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현명할까.

첫째,사업과 조직이 유연해야 한다. 사업내용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원의 재구성 재배치도 발빠르게 해야한다. 이러한 기업에선 3개월마다 조직표와 직책이 바뀌는 것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변신’을 발빠르게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머릿속에선 디지털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꿰뚫고 있지만 몸에 배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인터넷시대엔 시장변화의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변화의 방향도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 잘 되는 기업은 지금도 3개월마다 2배 이상 수익과 매출이 늘어나는‘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간과하지 말 것은 기업의 규모가 확장되는 만큼 경영스케일도 확장돼야 한다는 점. 바꿔말하면 고속성장을 누리는 기업의 임직원은 언제든지 외부의 훌륭한 인사를 영입하는 것을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진화속도보다 회사의 진화속도가 빠를 때, 나는 다른 사람의 영입이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뼈 아프지만….

셋째, 원할한 의사소통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인터넷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환경을 감지해 전략을 수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직원간이나 협력회사와 시시각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뜻밖에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사내 지식관리시스템이나 그룹웨어의 도입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넷째, 정확한 비전과 문화를 마련해야 한다. 급변하는 업무환경에서는 우왕좌왕 혼란을 느끼기 쉽다. 최고경영자(CEO)가 광속(光速)으로 결정을 내리면 직원은 갈피를 못 잡기 십상이다. 조직원 모두가 같은 비전과 문화를 공유한다면 항상 매뉴얼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위의 네가지 조건을 충족한 기업들은 대체로 수평적인 네트워크 조직구조를 갖고 있으며 성과에 따라 인사를 실시한다. 직원들 역시 창의성 넘치고 도전적이며 혼자서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격변의 시대이지만 성공전략은 생각보다 간단한 것이 아닐까.

김이숙<이코퍼레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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