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미국인 의식조사]명상통해 심리치료 기대

  • 입력 2000년 5월 25일 20시 36분


피터 윌리엄스는 정좌를 하고 앉아서 눈을 감았다. 그는 천천히 심호흡을 몇 번 하고 나서 자기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읊기 시작했다.

“듣는 것… 즐기는 것… 공포. 내 몸이 괜찮을까… 듣는 것… 궁금증. 부모님이 이 기사를 읽으실까… 두려움.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공포… 괜찮아… 연민….”

윌리엄스와 나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있는 스피리트 록 명상센터에 있었다. 그는 내 앞에서 명상을 실현해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그가 하고 있는 것은 불교에서 비파사나라고 불리는 명상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가 명상을 하는 것을 보며 내가 이해한 것은 비파사나가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떠오르는 느낌과 생각들을 완전하게 경험하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창 밖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꿈을 꾸듯 몽롱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이른바 걸으면서 명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윌리엄스도 내게 자신을 포함한 70명의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는 두 달 간의 침묵의 묵상에 대해 설명해주기로 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들과 함께 밖에 있었을 터였다.

이 묵상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 말을 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이런 침묵의 명상은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어서 미국 전국의 명상센터들은 신청자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심지어 추첨으로 참가자들을 선정하는 경우도 많다.

비파사나의 옹호자들은 비파사나가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강박적인 생각을 인식하고 궁극적으로 그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해준다고 말한다. 이처럼 개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윌리엄스는 몇 년 동안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심리학만으로는 자신을 정말로 변화시킬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심리치료와 비파사나는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스피리트 록의 명상교사 5명은 모두 심리치료사인데, 그들은 심리치료 용어를 이용해서 명상을 설명하곤 한다. 그 중 한 명인 타라 브래치는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자신이 뭔가 부족하고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 때문에 겪는 고통이다. 심리치료는 이들이 지닌 상처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상처를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러나 불교적인 명상은 명상을 하는 사람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스스로 연민을 느끼도록 한다”고 말했다.

5년 전부터 명상을 시작한 윌리엄스는 명상이 자신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어떤 혐오감이나 고통을 느끼고 있더라도 그 느낌은 곧 사라지게 마련이라면서 “즐거움이나 고통에 대해 편안한 마음을 갖는 법을 배우는 것이 명상의 궁극적인 요점이다. 다음 순간에 자신이 편안한 기분이 될지, 아니면 불편한 기분이 될지를 걱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필자:제니퍼 에건(소설가)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50000507mag-medita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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