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5월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픔의 달’이기도 하다. 80년 5월 광주. 20년 세월이 흘렀다. 이제 그 날들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기록됐고 망월동 묘역에는 웅장한 추모탑이 들어섰다. 그러나 ‘5월 광주’를 그린 ‘봄날’의 작가 임철우는 이렇게 묻는다. “과연 그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된 것인가. 진정 지금은 그 비극적인 사건이 영원히 역사의 장으로 철해져도 무방할 때인가. 최소한 ‘미안했다’는 한마디 대신 ‘화해’니 ‘용서’니 하는 말들을 이렇듯 쉽사리 강요해도 좋을 만큼 이 시대는, 그리고 우리들은 정말 떳떳한가.”
▷80년 5월 특수부대원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한 사진작가가 ‘5월 광주의 아픔을 사진에 담아 속죄’하는 사진전(4월20일부터 5월20일까지·광주 남봉미술관)을 열고 있다고 한다. 대구예술대 겸임교수인 이상일씨(44)는 “지난 20년간 망월동을 화해와 용서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배회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는 상처의 아픔과 속죄의 정(情)을 렌즈에 담았다.
▷고통은 기억하는 사람의 몫이라고도 하지만 모두가 기억할 때 그 고통은 용서와 화해로 치유될 수 있다. ‘한(恨)과 외면’으로는 안된다. 그날을 기억하고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상처는 들쑤셔서도 안되겠지만 눈돌린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렌즈에 담지는 못할지언정 마음에라도 담아야 한다. ‘5·18 스무돌’은 그렇게 맞아야 한다.
<전진우논설위원>youngj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