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곽수일/땀냄새 밴 발굴기사 부족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요사이 인터넷을 활용하여 정보를 얻는 시대가 되면서 신문기사도 인터넷 신문들을 통해 1차적으로 접하게 된다. 인터넷 신문은 새벽에 신문이 배달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아무때나 컴퓨터를 열고 클릭하면 가장 최근의 기사를 문자로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신문은 인터넷과 신문이 결합된 새로운 정보전달 수단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인터넷 신문들의 공통점은 어느 신문사가 발행하는 인터넷 신문 하나를 클릭하여 보면 다른 인터넷 신문은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용이나 기사의 순서가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신문 하나만 보면 다른 인터넷 신문의 기사도 거의 똑같으므로 더 이상 다른 인터넷 신문을 볼 필요성을 느낄 수가 없다.

이는 인터넷 신문의 특성상 각 신문이 주요 기사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신문사 입장에서는 그날의 주요기사가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특기할 만한 것은 미국 등 선진국의 주요 언론사들이 발행하는 인터넷 신문들은 각자가 다른 주요기사들을 제시하고 있고 극히 일부만 동일한 내용의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다.

결국 우리 신문들의 주요기사가 대부분 정부나 각종 기관에서 제공되는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작성돼 이처럼 신문이 비슷비슷해지는 것이다.

어느 신문이든 대부분 기사가 보도자료를 근거로 하여 작성되는 경우 어느 신문하나만 보아도 모든 신문을 다 본 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자료를 마음대로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 보도자료를 근거로 하는 기사는 별가치없는 것으로 전락될 것이다.

반면에 주요 선진국 언론기관들은 주요기사 내용을 보도자료에 근거하기보다는 각 언론사 스스로가 정보 발신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다른 신문과는 다른 주요기사를 발굴하고 이를 세계에 전달함으로써 각자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주 동아일보의 기사들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많은 기사가 다른 일간신문과 별차이없이 보도자료나 통신사들의 내용을 근거로 하여 전달되다 보니 전반적으로 비슷한 신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20일(월요일)자 A1면에 게재된 동아일보 국제마라톤의 시내질주 사진은 독자들에게 한 주의 첫날을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시키는 훌륭한 사진이었다. 단지 사진의 크기가 한 면의 반을 점한 것은 마치 스포츠 신문의 1면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또한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총선의 여론조사 결과가 상세히 보도되고 있다. 이는 동아일보의 독자적 조사결과로서 정당별 지역별 연령별로 분석되어 독자들의 화제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여론조사는 과연 어느 정도 정확성을 가지고 실시되고 있고 또 이를 근거로 하여 얼마나 앞을 예측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결과는 총선후에 반드시 분석되고 오류에 대한 해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밖에 지난 주동안 정보발신원으로서 주목되는 기사는 22일자 사회면에 ‘병 주는 병원 조심하세요’와 21일자 ‘지방공기업은 퇴직자 사랑방인가’ 등이다.

이들 기사는 차후에라도 심층분석되어 문제점과 대책이 제시되는 커버스토리로 다루어져야 하겠다. 끝으로 20일자 사회면의 ‘여중생 살해범 중3 남학생’기사는 스트레이트와 해설기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다각적 측면에서 분석하는 주제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곽수일(서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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