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世代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26분


專-오로지 전 稱-일컬을 칭 頌-기릴 송

寵-사랑할 총 避-피할 피 諱-꺼릴 휘

옛날 專制君主(전제군주)의 權威(권위)는 현재의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미 ‘雨露之恩(우로지은)’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이든 사물이든 하늘 아래 모든 것이 그 한 사람의 소유였던 것이다. 君主의 權威는 일상생활에 깊이 스며들어 모든 자연현상을 그의 德으로 稱頌(칭송)했는가 하면 만물의 生育이나 인간의 삶 자체를 그 恩寵(은총)의 결과로 여겼다.

이런 神聖不可侵(신성불가침)의 권위는 民草(민초)들의 이름을 짓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君主의 이름자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문장에서 쓰거나 말하는 것조차 금했는데 이것을 避諱(피휘)라고 했다. 더욱 고약한 것은 당대의 군주 뿐만 아니라 해당 왕조 역대 모든 君主들의 이름자까지 엄격하게 피해야 했다.

避諱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같은 뜻의 글자로 대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一은 單(단), 旺(왕)은 昌(창), 元은 首(수)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唐太宗(당태종)의 이름은 李世民(이세민)이다. 자연히 그 이후 당나라 약 280여년간은 世와 民 두 자는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世와 같은 뜻인 代자가 애용되게 된 것이다.

본디 禮記(예기)에 보면 부모와 자식간을 一世라고 해 30년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그만 世자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궁리 끝에 같은 뜻을 가진 代자를 사용하게 됐다. 그러나 당나라가 망한 이후에는 避諱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으므로 이 두 자가 함께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世代’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금 정가에서는 그 世代논쟁이 뜨겁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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