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속 의학] '매트릭스'/ 운동안하면 금방 움직일순 없어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매트릭스’는 강력한 사운드와 함께 펼쳐지는 현란한 고속 카메라 기법과 감각적인 특수 효과로 젊은 영화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영화다.

영화 속에서 인간들은 컴퓨터의 조종에 의해 인큐베이터 안에서 계속 잠을 자는 상태로 매트릭스라는 가상 현실에서의 꿈을 현실로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그냥 멍하니 보다가는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가상 세계인지 혼돈에 빠질 수 있는 영화다.

주인공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는 모피스(로렌스 피시번) 일행의 도움으로 인큐베이터의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이때 네오는 비록 플러그를 여러 개 꽂긴 했지만 완전히 정상인 신체에 손발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이 대목은 그야말로 픽션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골절로 인해 손이나 다리에 수개월간 깁스를 한 경우 깁스를 풀어보면 깁스를 하지 않았던 쪽에 비해 훨씬 가늘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인체의 근육이 운동에 의해 발달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깁스를 한 후에는 그 부분의 근육 및 관절 운동을 포함해 상당기간 재활 치료를 받아야 제대로 ‘가동’을 할 수 있다.

가령 무릎에 오랫 동안 깁스를 했다면 깁스를 푼 후 바로 움직이기보다는 앉은 자세에서 발목을 뒤로 꺾는 연습같은, 점진적으로 힘을 주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태어날 때부터 운동이라고는 해보지 못한 네오의 경우 현실에서라면 거의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에서도 모피스 일행이 네오를 구출한 후 ‘멀쩡한’ 몸에 무수한 침을 꽂아 재활 치료를 행한다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도 근육에 대한 문제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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