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환자 뇌수술로 정상생활

  • 입력 1999년 10월 19일 18시 52분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주인공 잭 니콜슨은 보도 블럭의 모서리도 밟지 않는 강박증 환자 역할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탔다.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거나 끊임없이 한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 장애.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대상회 부위가 과잉 활성화돼 특정 행동이나 생각을 반복하는 신경증을 말한다.

영화 속 잭 니콜슨은 사랑의 힘으로 강박증을 치유했지만 현실에서 강박 장애환자의 30%정도는 3∼5년 약물이나 인지행동요법을 받아도 낫지 않는 난치성이다.

연세대의대 강박장애 치료팀의 장진우교수(신경외과)는 “올해 초 난치성 강박장애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던 20, 30대 환자 2명에게 뇌수술을 한 결과 정상생활을 되찾았다”고 19일 밝혔다.

장교수는 “자체 개발한 ‘뇌혈류변화 검사법’을 통해 난치성 강박장애환자의 뇌 대상회 부위에서 피가 증가한다는 것을 국내 최초로 확인, 진단에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수술법은 MRI(자기공명영상촬영)로 이상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 전기침으로 대상회 부위의 일부를 응고시켜 치료하는 것.

장교수는 “문제를 일으키는 뇌 부위만을 정확히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게 장점”이라며 “수술 후 완치율은 30∼50%”라고 말했다. 02―361―5624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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