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종훈/커져가는 빈부差 대책 절실

입력 1999-07-28 22:22수정 2009-09-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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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지표가 조금 좋아지면서 정부와 민간연구소들이 성장률을 상향조정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내용을 보면 걱정스러운 점이 많고 세계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 제조업보다는 비제조업이 번창하고 수출산업보다는 내수산업이 활기를 띠어 산업구조가 허약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유통구조가 이중화하고 있다. 대도시에 있는 대형백화점은 교통체증을 일으킬 정도로 호황을 누리는 반면에 재래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소비구조의 이중화는 심한 편이다. 고소득층의 고급소비재 수입과 소비가 격증하는 반면에 저소득층의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해외여행은 증가하는데 국내여행은 줄어들고 있다. 양주와 맥주 등 고급주류의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에 소주나 탁주의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골프 승마 등 고급스포츠는 수요가 격증하는데 전통적인 스포츠는 심한 불황을 탄다. 심지어 대중스포츠인 야구나 축구 역시 미국의 프로스포츠에 밀려 그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소비의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최근 수출이 2.2% 증가한 반면 수입은 무려 25%나 증가했다. 특히 소비재수입이 무려 61%나 증가했으며 귀금속과 고급승용차 골프용품 등 사치성 소비재는 무려 217%나 격증해 무역수지 개선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과소비 현상은 바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사상최고의 금리로 고소득층은 떼돈을 벌었는데 서민층은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는 등 소득 계층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최근에는 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금리가 내려가면서 고소득층의 떼돈이 증권시장에 몰려 주가 폭등으로 재미를 보았다.

민주적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렇게 부익부 빈익빈에 의한 사회적 갈등구조의 심화를 방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자소득 증권소득 부동산소득 등 돈이 돈을 버는 소위 불로소득에 대한 자산소득 중과세와 종합금융과세 제도를 실시해 부의 편중을 방지해야 한다. 근로소득이나 법인소득과 같이 사람이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와 법인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획기적인 조세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20년 전으로 후퇴한 빈부격차를 낮추고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시정하기 위한 과감한 경제정책을 하루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국민의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하는 국정의 기본틀을 바탕으로 개혁을 약속함으로써 기대와 희망 속에서 출범했으나 최근 정치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먼 시절 이야기처럼 들린다. IMF 관리체제 이후 중산층은 축소되고 서민층은 확대되는 사이에 정부는 개혁에 반발하는 기득권층에 발목이 잡혀있다. 고도성장의 사회적 부산물인 거품과 군살을 빼야만 경제가 되살아 날 수 있는데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한 사이 경제는 불안해지고 사회적인 불안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산층의 불안을 제거하고 농어민을 포함한 서민층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종훈 (중앙대총장·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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