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선화공주」, 익산총각에 공개구혼

  • 입력 1999년 7월 16일 19시 05분


“선화공주와 서동왕자의 사랑처럼 저도 동서화합을 위해 호남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월 초 전북 익산에서 열린 마한민속예술제의 일환으로 경북 경주에서 ‘선화공주’로 뽑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이혜영(李惠英·23·여)씨가 최근 조한용(趙漢龍)익산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익산 총각과의 결혼 의사를 밝혔다.

이씨는 이 편지에서 “선화공주로 뽑힌 뒤 열차를 타고 익산에 와 느끼고 보고 들은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며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선화공주선발대회에 지원할 때만 해도 ‘전라도 문화를 한번 체험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졸업 후 전라도에서 생활하면서 동서화합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익산시는 이씨의 ‘공개 구혼’의사를 확인한 뒤 그의 사진과 프로필이 담긴 팜플렛을 제작해 지역 대학과 여성단체 등 101개 기관 및 단체에 보내 신랑감을 찾고 있다.

발랄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이씨가 바라는 배우자상은 ‘자비로운 성격과 지적 능력을 소유한 건강한 익산남성.’

삼국유사에는 백제 말 익산에서 태어난 서동이 신라로 가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와 짝을 이루고 후에 백제 30대 무왕(武王)이 됐다고 기록돼 있다.

익산시는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자매결연을 한 경주시와 5월 초 익산에서 뽑은 ‘서동왕자’를 경주로 보내 경주에서 뽑힌 ‘선화공주’와 함께 익산으로 되돌아 오는 지역교류행사를 열었다.

〈익산〓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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