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5대재벌 금융기관 특별검사

입력 1999-07-12 03:32수정 2009-09-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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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5대그룹 계열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펀드를 비롯해 각종 신탁상품 운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면적인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LG증권 LG투신운용 등 LG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한 검사를 시작으로 10월까지 5대 재벌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일제 검사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 금융기관별로 산발적인 정기검사가 이뤄진 적은 있지만 5대그룹의 전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 검사는 처음 있는 일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시중자금이 5대재벌 금융기관에 집중되면서 자금흐름의 독점 왜곡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졌으며 이에 대한 실상 파악과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검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재벌들이 비대해진 계열 금융기관을 통해 기업구조조정을 피해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증권시장에 대한 압력기구로 등장할 가능성도 커져 일정을 앞당겨 검사에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9일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막기 위해 5대재벌의 뮤추얼펀드 신설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밝힌 뒤 곧바로 실시되는 것이어서 강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사에는 증권 투신 보험 은행 종금 등 금감원 검사국이 총동원돼 그룹 내 전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펀드를 비롯해 모든 신탁상품의 운용실태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현재 전체 금융기관 수탁자금 750조원 가운데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은행 금전신탁 등 증권시장 주변에 몰려 있는 돈은 390조원. 특히 투신권 수탁고는 97년말 87조원에서 올 6월말에는 246조원으로 1년반 사이에 183%나 급증했다.

금감원의 실무관계자는 “주요 검사대상은 우선 5대그룹 계열 금융기관이 고객의 돈으로 자기 계열사의 주식이나 회사채 등을 얼마나 사들였는지 그 현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신 등 재벌계열 금융기관들이 펀드간 자산이동(속칭 물타기)이나 통정 담합매매 등을 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금감원은 10월까지 운용실태 검사를 마치고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회사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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