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간접투자 A에서 Z까지]뮤추얼펀드 증자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14분


일반기업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처럼 뮤추얼펀드도 증자를 통해 펀드규모를 불릴 수 있다. 다만 돈들어오는 형태는 비슷하지만 기업 유상증자와 뮤추얼펀드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증자 참여여부를 결정할 때도 고려해야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간접투자시리즈 17번째는 ‘뮤추얼펀드의 증자’.

▼뮤추얼펀드 증자?▼

뮤추얼펀드가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투자자금을 추가로 더 모집한다는 의미. 국내에서 허용된 뮤추얼펀드는 만기(통상 1년)이전에 돈을 찾을 수 없는 폐쇄형 펀드이기 때문에 운용기간중에 증자를 하는 경우는 그렇게 흔치않다. 그런데도 최근 증자를 실시하는 뮤추얼펀드가 생기는 것은 대개 두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1년동안 돈을 찾을 수 없는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

상장하려면 자본금 규모가 적어도 8백억원 이상,투자자는 1천명 이상이어야 한다. 이외에도 당초 목표로 한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펀드 운영 자체가 어려울 때 증자를 실시하기도 한다.

미래에셋의 알바트로스 1호는 4백억원 규모로 펀드운용을 시작했으나 3월중 증자를 통해 자본금 규모를 1천1백억원으로 늘려 4월27일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2호의 경우 청약자금이 당초 공모규모(3천억원)를 웃돌자 증자형식을 빌어 펀드규모를 3천4백70억원으로 불렸다.

▼기업 유상증자와 다른 점▼

기업 유상증자는 구주주에게 먼저 청약권리(주주우선공모방식)를 주고 이들이 청약을 포기해 실권주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에게 청약기회를 준다. 그러나 뮤추얼펀드 증자는 구주주와 일반인이 동시에 청약할 수 있다. 처음부터 일반공모의 형식을 취한다는 것.

뮤추얼펀드는 기존 주주에게 청약 2주일전에 증자 실시를 통지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

▼뮤추얼펀드 증자 활용법▼

유상증자 납입 기준가격은 전날 뮤추얼펀드의 순자산가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구주주에게 불리한 것은 없다. 예컨대 알바트로스펀드의 경우 구주주는 주당 5천원에 가입했지만 새로운 투자자에게 적용하는 유상증자 기준가격은 주당 5천2백19.90원이었다.

①상장 또는 등록 이전의 증자〓뮤추얼펀드 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는 향후 증시 전망을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되면 증자에 참여하는게 유리할 수 있다. 통상 펀드가 설정돼 포트폴리오(투자대상 종목과 편입비율을 정하는 것)가 완성되기까지는 2개월 가량 소요된다. 대세상승기라면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가 짜여진 펀드에 편승하는 것이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상증자로 뮤추얼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중도에 가입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투자기간이 당초 만기인 1년보다 짧아지는 이점도 있다.

반면 향후 조정장세가 예상된다면 굳이 기존펀드의 증자에 참여할 것이 아니라 새로 모집하는 뮤추얼펀드에 가입하는게 유리할 것 같다.

새 펀드가 조정장세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면 상대적으로 싼 값에 주식을 편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상장 또는 등록 이후의 증자〓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뮤추얼펀드 시장가격과 유상증자 기준가격을 비교하는게 포인트. 시장가격보다 유상증자 가격이 비싸면 증자를 포기하고 장내에서 추가 취득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장내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적어 매수 자체가 쉽지않을 경우 비용이 더 들지만 유상증자에 응해 물량을 확보할 수도 있다. 도움말 주신분 동원증권 프라이빗 뱅킹팀 고연석 대리 02―768―5687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