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정선 메주마을]「정선된장」 맛 비결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올 봄은 한가하네요. 지난해 콩농사가 흉년이어서.』

도완녀씨의 이 말속에는 ‘정선된장’의 핵심이 들어 있다. 햇콩, 그것도 국산콩이 아니면 안쓴다. 수입콩이나 묵은 콩이 뒤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재배(삼척군 미로면)하고 수매도 실명제(이름 주소 기록)다. 콩 중에는 보리뒷그루 콩(보리를 거둔 밭에서 재배한 콩)이 최고. 그래서 집 옆 3천평 콩밭에는 보리를 재배한다. 올해 콩값은 지난해에 비해 10만원(80㎏ 한 포대당)이 뛰었다. 출하량도 적어 수매량은 2백70포대. 지난해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된장 생산량도 크게 줄 형편이다.

된장에 쓰는 소금도 전남의 목포염전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6,8월에 생산된 것만 쓴다. 그것도 장판염(고무판 위에서 제염한 것)이 아닌 뻘염(사금파리를 깐 갯벌에서 제염한 것)만 가져다 1년이상 간수를 빼 쓴다. 물도 엄선한다. 된장공장 앞 개울의 2.5㎞ 상류에서 2월에 얼음을 깨고 취수해 쓰는데 도씨부부는 “소나무 숲에서 봄 눈 녹기 시작할 때 산삼 더덕의 뿌리를 스친 물”이라고 말한다.

된장은 수십년된 전통 항아리에 담아 햇빛 아래서 발효시키는데 중간에 반드시 한번은 된장을 꺼내 손으로 치댄다. 돈연스님은 “손맛의 요체는 고르게 섞지 못한다는데 있다”고 말한다. 된장발효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는 2백여가지의 발효균과 박테리아가 고루 퍼지지 않아 발효정도가 균일하지 않은데서 묘미가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간장은 마당에 가마솥을 내걸고 장작불로 6시간을 달여 10분의 6으로 졸인다. 고추장은 엿기름과 쌀로 조청을 직접 만들어 태양초 고추가루와 메주가루를 버무려 만든다. 된장(1.8㎏)은 1만7천원, 고추장(2㎏)은 4만원, 간장(0.9ℓ)은 1만2천5백원.

된장은 공급량이 부족해 회원제로 공급할 계획인데 10만2천원을 내면 두달에 한 통씩 1년간 택배해준다. 8,9월에 생산되는 간장은 미리 예약해야 먹을 수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선비된장집’(02―716―4741)에서는 정선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고 또 정선된장을 살 수 있다. 연락처 메주와 첼리스트의 정선전통식품(돈연스님, 도완녀씨)〓0398―562―2710

〈정선〓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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