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뒷얘기]익산 미륵사지 석탑 해체-복원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05분


탑도 기울면 고쳐 세워야 하는 법.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북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11호·백제 7세기초·높이 14.24m)이 탄생 1천3백여년만에 그 운명에 처하게 됐다. 1915년 붕괴를 우려해 탑에 발랐던 시멘트에 금이 가고 물이 새어들면서 안전에 적신호가 켜지자 문화재위원회가 2년간의 안전진단 결과 최근 해체결정을 내렸기 때문.

탑의 해체복원 사례는 적지 않다. 최근만 해도 서울 경복궁 경천사10층석탑(국보86호), 경북 경주 감은사지 석탑(국보112호), 경주 나원리 석탑(국보 39호), 전남 구례 화엄사 석탑(보물133호) 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재구 학예연구관(한국미술사). “고려 조선시대에도 탑을 해체 복원했다. 그런데 수차례 해체 복원하다보니 탑이 작아졌다. 없어진 부재(部材)를 무시하고 남아있는 것만으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경북 칠곡 송림사 전탑(塼塔·벽돌탑·보물189호)이나 경기 여주 신륵사지탑(보물225호)을 보면 작아진 흔적이 역력하다.”

탑을 해체해 완벽히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제가 훔쳐갔다 되돌려받았으나 망가뜨려진 채 경복궁에 방치돼 있던 경천사10층석탑(국보89호)의 경우 60년 복원 때 조각을 맞추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미륵사지탑 해체 복원 기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 문화재위원인 김동현 연세대교수(한국건축사)는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시멘트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일이 보통이 아니기 때문. 아직 해체 방법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김교수는 이렇게 제안한다.

“시멘트를 제거하는 데는 약품 처리나 치과용 드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탑 주변에 철골로 벽을 세우고 그 안에 탑의 꼭대기까지 흙을 채워넣어 탑을 완전히 덮어 씌운다. 그리곤 마치 탑을 발굴하듯이 흙을 조금씩 제거해 나가면서 시멘트를 떼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해체 과정에서 탑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다.” 이번 작업은 우리나라 석탑 해체복원사에 새로운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기록영화를 만들어 또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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