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버스게이트 첫날 온종일 교통 체증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33분


버스의 빠르고 편리한 교차로 통과를 유도하는 버스게이트 제도가 19일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미숙한 신호운영체계와 홍보부족, 그에 따른 운전사의 비협조로 오히려 정체를 빚었다.

이에 따라 한달간 시범운영 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시행하려던 계획은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반경 버스게이트가 설치된 성북구 동소문 사거리에는 버스전용차로에서 신호대기중인 버스가 길게 늘어섰고 성신여대앞 사거리와 미아리 고개까지 정체가 이어졌다.

본보 취재팀이 직접 버스에 승차해 시범운영 구간인 강북구 미아고가 입구와 성북구 동소문사거리 일대를 달린 결과 교차로 통과시간이 평소보다 1.5배 더 걸렸다. 운전사와 승객들의 불만도 확인했다.

18년동안 34―1번 버스를 운행해온 박연순(朴然順·63)씨도 버스가 미아리고개 정체로 한참동안 멈춰서자 “출퇴근 시간도 아닌 오후에 이렇게 막히기는 처음”이라고 푸념했다.

◆문제점◆

버스전용 신호대기구역을 알리는 도로상의 선이 명확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졌다. 또 ‘버스전용신호 120m앞’과 ‘140m앞’이라는 표지판이 단 한개밖에 설치되지 않았다. 버스게이트의 버스전용신호기에 녹색불이 들어올 경우 버스만 출발할 수 있는데도 승용차들이 대기구역 앞 신호등의 빨간불을 무시한 채 게이트에 진입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택시운전사 이철재(李喆宰·50)씨는 “표지판 하나로는 버스게이트 운영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교차로의신호등이노란불로 바뀐 뒤에 진입하는 얌체차량들로 버스게이트 운영이 어려웠다.

△강북구 미아고가입구〓버스게이트와 교차로 사이에 있는 횡단보도의 차량신호기가 버스전용신호기 신호와 따로 운영돼 혼선이 가중됐다.

△성북구 동소문사거리〓버스대기구역 진입신호가 너무 짧아 버스전용차로의 정체가 심했다. 또 좌회전 승용차들이 버스대기구역에 마구 진입해 1차로를 선점해 좌회전 할 버스운행이 어려웠다.

◆대책 및 전망◆

서울시는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버스게이트 앞 신호기 위에는 홍보판을 설치하고 반상회도 연다. 또 앞으로 1주일간 교통경찰관을 고정 배치해 교통지도에 나선다. 시범운영 후 신호를 무시하고 버스게이트에 진입하는 차량은 신호위반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손성호(孫聖浩)서울시 교통운영개선기획단장은 “제대로 운영될 경우 버스운행속도가 20%가량 빨라져 정류장에 정시도착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승용차 운전자들의 협조 없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달·이명건기자〉d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