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시민단체들 소송-캠페인 활발

입력 1999-02-04 19:28수정 2009-09-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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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권리를 되찾아준다.’

지난해 12월 서울YMCA는 대출금 이자율을 갑자기 올려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20여개 주택할부금융사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주택할부금융사가 인상된 이자에 대한 부당이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10만2천명의 대출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소송에 들어가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YMCA는 대표적인 피해자를 앞세운 시범소송에서 이긴 상태였기 때문에 할부금융사 입장에서 이 메시지는 ‘최후통첩’과 같았다.

YMCA의 소송은 일정 금리 이상의 채무는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로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주지 않기 위해 주로 쓰는 방법.

그러나 소송에서 법원이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 방법은 주택할부금융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방어권’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IMF체제후 금융사정의 변화를 들먹여 이자율을 일방적으로 올린 할부금융사들이 고객 앞에서 큰 소리치기 어렵게됐다.

90년대 후반 시민단체의 활약으로 시민의 권리 찾기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시민의 권리신장은 피해를 본 시민들이 시민단체에 호소한 뒤 실현되는 경우가 대부분.

참여연대는 97년 한 시민이 공중전화 부스에서 깨진 유리에 허벅지를 찔려 부상하자 한국전기통신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민은 ‘재수가 나빠 다쳤다’고 넘겨버릴 수도 있었지만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치료비와 성형수술비까지 받아냈다.

참여연대는 그 부스가 한전의 관리소홀로 인해 시민에게 부상을 입힌 것임을 주장해 ‘시민의 권리’를 찾아줬다. 시민단체는 여론을 환기하며 피해를 대신 입증하는 등 시민의 대리인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수해차량 보험금 받아내

지난해 9월 경실련이 침수피해를 본 차량 3백여대의 소유자에게 손해보험보상금을 찾아준 것은 대표적인 사례. 경실련은 보험약관상 피해 차량이 운행중이었음을 적극 증명한 뒤 보험금을 받아냈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12월7일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운행중단사고와 관련, 서울지하철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도 시민의 권리찾기 의식을 일깨운 경우.

참여연대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발표한 뒤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승객중 전화를 걸어온 시민 50여명 가운데 20명을 선발해 소송을 중개했다.

소송의 근거는 ‘잠자는 시민의 권리’ 가운데 운송계약상의 책임을 묻는 것. 참여연대는 “지하철 개표기를 통과한 순간부터 승객은 지하철공사와 운송계약을 맺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시민사회 정치사회 시장의 3자 관계가 상대방의 영역을 넘보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위축은 정치권력과 기업의 횡포 및 부패와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농업용으로 지정된 인천 동아건설 매립지가 용도변경되는 것을 막지 않았다면 시와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건설허가비리와 환경파괴를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교통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은 최근 한강 교량의 부실관리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교량관리 예산이 엉뚱한 곳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한 사례라고 설명한다.

▼유권자 권리회복에도 앞장

앞으로 시민의 권리는 시민단체에 의해 적극적으로 ‘발굴’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실련은 지난해 11월 시민들을 상대로 국회의원에게 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를 촉구하는 내용의 팩스보내기 운동을 벌이면서 유권자로서의 권리의식을 적극 활용했다.

당시 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를 찬성한 국회의원은 2명 뿐이었다. 그러나 유권자의 압력이 가해지자 1주일 만에 63명이 지지의견을 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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