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교실]서용식/비뚤어진 땅에 집짓기

  • 입력 1999년 1월 11일 19시 21분


좁고 모양이 삼각형이거나 비뚤어진 땅에다 집을 지으면 비용만 많이 들고 마음에 드는 집을 짓기가 쉽지 않다.

자기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넓고 네모 반듯한 땅을 구하려고 애쓴다. 인구밀도가 세계 1, 2위를 다투는 한국에서 이런 땅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도심지에서 이런 땅을 찾기는 아주 어렵다.

도심지 자투리땅 중에는 모양이 네모 반듯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버려진 땅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땅에서도 개성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배치하면 네모 반듯한 땅에 지은 집보다 훨씬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요즘에는2,3층높이로 지어 집의 내부 면적을 얼마든지 넓힐 수 있으므로 반드시 네모 반듯한 땅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좁은 땅에 집을 지을 때는 도로 접근성이나 집의 방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땅 모양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최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활용 방식에 따라 집 형태와 배치, 내부 구조 등이 정해진다.

좁은 땅에서는 앞마당이나 뒷마당을 두는 일반적인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집 가운데 마당(중정)을 두고 건물이 마당을 둘러싸듯 ‘□’자형으로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정을 두면 앞마당이나 뒷마당을 두었을 때 집 앞 뒤로 생기는 버려지는 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집 외벽이 외부를 둘러 싸고 안쪽을 향해 집이 개방된 형태여서 외부 소음이 차단되고 이웃집에서 집안을 들여다보는 프라이버시 침해도 막을 수 있다.

집의 외양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집의 정면은 얼굴과 같다. 실제로 건축학에서는 건물 정면을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face)와 어원이 같은 ‘퍼사드(facade)’라고 부른다.

깨끗한 얼굴이 호감을 주듯 정리되고 단정한 집의 정면은 보는 사람에게 호감을 준다.

복잡하게 장식하기 보다는 가급적 단순한 느낌이 들도록 처리해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02―578―3777

서용식〈수목건축 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