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98 가요]최고 문화상품 H.O.T…3집앨범도 성공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34분


High Five Of Teenager. ‘10대들의 승리’라는 뜻을 가진 그룹 ‘H.O.T’는 이름처럼 98년에도 승리를 구가했다.

이들이 9월 3집 ‘열맞춰’를 발표할 때만 해도 ‘문화상품’으로서의 ‘H.O.T’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IMF불황을 만난데다 더이상 10대로만 머물 수 없는 ‘20대 H.O.T’의 시험무대였기 때문이다. 발표 초기 헤어스타일과 가사를 둘러싸고 일부 방송사로부터 출연금지를 당하는가 하면 PC통신에서 표절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열맞춰’의 성적은 3개월만에 1백6만장(신나라유통 집계)을 기록했다. 1집 ‘전사의 후예’ 2집 ‘늑대와 양’에 이어 다시 밀리언셀러에 올라섰다. 판매량 1위는 ‘사랑을 위하여’의 김종환(1백10만장)이었지만 인기 체감지수나 방송과 PC통신의 최대 뉴스메이커는 단연 ‘H.O.T’였다. 27일 ARS집계로 발표된 SBS가요대전에서도 10만여표 이상의 압도적인 차이로 대상을 차지했다.

‘H.O.T’는 “이번 앨범엔 멤버들의 자작곡이 9곡이나 포함돼 있어 무척 긴장했다”면서 “만들어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만 하는 게 아니어서 ‘H.O.T’의 음악적 역량을 평가받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이후 90년대 후반 우리 가요계 최고의 경쟁력있는 ‘문화상품’임을 확인시켰다. TV 오락프로의 시청률을 좌우하며 뮤직비디오와 캐릭터를 이용한 팬시상품으로 ‘H.O.T특수’를 제공하기도 했다. 6월 중국 최대의 음반제작사인 상하이셩상을 통해 중국시장을 두드렸고 내년 2월에는 대만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음반산업을 좌우하고 있는 신세대들이 과거 서태지의 공백으로 불가피하게 ‘H.O.T’를 선택했지만 이제는 ‘H.O.T’가 골수 팬들을 만들어내며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게 가요계의 평가다.

“‘H.O.T’가 노래와 춤으로 보내는 메시지는 5명 멤버들만의 것이 아니죠. 학교 공부 친구와의 갈등과 같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세대가 겪는 삶을 나눈게 공감대와 인기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들은 어리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꼭 공부가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고 자부하고 있어요.”(강타)

이들은 99년 1월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콘서트(25일 제외)에 이어 부산 광주 공연을 끝으로 3집 앨범 활동을 마감한다. 빠르면 내년 5월경 선보일 4집 앨범이 21세기의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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