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재테크]이강운/고액예금주 「저금리」넘기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04분


시중은행 강남지점의 고객상담과장이 전하는 ‘요즘 은행창구 풍경’ 한토막.

“고객의 상품활용 안목이 매우 높아졌어요. 금융기관 파산과 초저금리 시대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돈 운용 요령을 체득한 것이죠. 저희가 손놓고 있을 정도입니다.”

굴리는 자금 규모가 큰 강남의 예금주들이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눈썰미가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운용방식엔 귀담아들을 만한 정보가 담겨 있어 여기서 소개한다.

첫째 실적배당 신탁상품은 만기가 됐더라도 찾지 않는다. 신탁상품의 배당률이 예금상품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데다 만기 이후에도 정상 이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둘째 비과세가계저축 통장의 개설을 서두른다. 확정금리인 비과세저축과 실적배당인 비과세신탁은 한 사람이 모두 가입할 수 있는 상품. 비과세신탁 배당률이 월등히 높아 비과세저축의 인기는 ‘하한가’를 면치못했지만 최근 두 상품간 금리차이가 1%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지면서 사정이 달라진 것. 단 비과세저축 가입은 올 연말까지만 가능하다.

셋째 세금우대상품을 최대한 활용한다. 뭉칫돈을 운용하는 고객은 그동안 세금우대상품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혜택이 있어봤자 얼마나 된다고…’하는 투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가족 명의를 동원해서라도 세금우대상품에 한도껏 가입한다. ‘혹시라도 중복가입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이전 통장을 점검하는 모습도 보인다는 것.

넷째 잠시 묻어둘 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시장금리연동부예금(MMDA)을 활용한다. 1개월짜리 표지어음은 금리가 연 6∼7%이지만 MMDA는 예치금액이 5천만원을 넘으면 하루만 맡겨도 연 7.5%를 준다. 저금리시대엔 고액예금자들도 ‘재테크 초보’로 돌아가는 것 같아 이채롭다.

이강운<경제부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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