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암호들]기원전 스파르타 「나무봉」사용 효시

입력 1998-11-03 19:31수정 2009-09-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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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비밀스런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글자의 순서를 바꾸는 것. 예컨대 “지금 오지 마시오”란 문장을 암호문으로 바꿔 전달하려 할 때 “금지 지오 오시마”로 만드는 방식이다.

과거의 암호는 이처럼 ‘조잡한’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역사속의 암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스파르타의 암호문〓역사상 가장 오래된 암호문. 기원전 4백50년경 사용됐다. 당시 그리스 도시국가에서는 제독이나 장군을 다른 지역에 파견할 때 길이와 굵기가 같은 2개의 나무봉을 만들어 하나는 본부에 두고 나머지는 파견인에게 주었다. 이 나무봉에 여러겹의 종이테이프를 서로 겹치지 않도록 감아올린 뒤 그 위에 가로로 글씨를 쓴다. 테이프를 풀어 세로로 길게 늘어선 글을 읽으면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다. 같은 크기의 나무봉에 감아 가로로 글을 읽어야 비로소 내용이 나타난다.이 나무봉을 ‘스키테일’(scytale)이라 불렀기 때문에 ‘스키테일 암호’라 부른다.

▼시저의 암호문〓글자를 일정한 규약에 따라 전혀 새로운 글자나 숫자, 기호로 바꾸는 환자(換字)방식의 암호문. 로마 제국의 시저(기원전 100∼44)는 가족과 비밀통신을 할 때 각 알파벳 순으로 세자씩 뒤로 물려 읽는 방법으로 글을 작성했다. 즉 A는 D로, B는 E로 바꿔 읽는 방식.

시저는 암살 당하기 직전 가족들로부터 “EH FDUHIXO IRU DVVDVVLQDWRU”라는 암호편지를 받았다. 각 알파벳마다 세자씩 당겨 읽어 암호문을 풀자 “BE CAREFUL FOR ASSASSINATOR”,즉 “암살자를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마타하리의 악보암호〓1차대전 당시 전설적인 독일 여간첩 마타하리는 악보를 암호로 사용했다. 마타하리는 프랑스 장교에 접근해 군사기밀 정보를 독일에 빼돌렸다. 이때 비밀통신에 사용된 암호가 악보. 일정한 형태의 음표에 알파벳 하나씩을 대응시킨 형태. 얼핏 보기에 평범한 악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연주하면 전혀 ‘음악’이 되지 않는다. 마타하리의 첩보활동은 20여만명의 프랑스군을 죽음으로 몰고갔다.

▼암호기계 에니그마〓암호의 역사에서 커다란 획을 그은 사건은 ‘에니그마(enigma)’라는 암호기계의 발명. 에니그마는 수수께끼라는 뜻. 1923년 독일 엔지니어 셀비우스가 만들었다. 에니그마의 구조는 타자기와 비슷하다. 키보드에서 한 글자를 치면 전기신호가 생겨 회전판으로 이동한 뒤 되돌아와 글자를 찍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암호화한다. 에니그마는 2차대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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