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독감]『감기로 착각하지 마세요』

  • 입력 1998년 10월 9일 19시 20분


“독감 예방주사 맞으세요.”

감기의 일종이라고 가볍게 보기 쉬운 독감. 그러나 한번 유행하면 인구의 10∼20%가 걸릴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고 합병증으로 숨지기도 하는 무서운 병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2천5백만∼3천만명이 독감을 앓고 이 중 2만∼5만명이 폐렴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숨진다.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내과 박승철교수는 “우리나라에선 독감 환자가 감기에 걸린 것으로 잘못 알고 지나치거나 병원에서 독감으로 숨져도 뇌졸중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을 사인(死因)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독감 통계가 없을 뿐이지 위험하기는 미국과 마찬가지”라고 경고.

서울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조성자과장은 “예방주사를 맞으면 독감을 70∼90% 예방할 수 있다”면서 “백신은 맞은지 2주 뒤부터 효과가 나고 독감은 11월부터 유행하므로 10월말까지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 유행할 독감은?〓독감은 바이러스의 항원(抗原)에 따라 A B C형의 세 가지가 있다. A형은 변이가 쉽고 전염성이 강해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큰 사고’를 친다.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올겨울 시드니A와 베이징A, B가 유행할 것이라고 발표.

▼감기와 어떻게 다른가?〓감기에 걸리면 주로 코와 목이 따끔거리면서 아픈 반면 독감은 온몸에 증세가 나타난다. 1∼3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38도가 넘는 고열에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며 두통 근육통이 나타난다. 눈이 시리고 아프기도 하다.

▼예방법〓백신은 바이러스의 종류가 바뀔 때마다 맞아야 하기 때문에 매년 맞는 것이 원칙. WHO기준에 맞춰 만든 ‘올해의 백신’을 맞으면 세 가지 독감을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의료기관 노인보건시설 종사자 △관공서 은행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 △65세 이상과 12세 이하 △호흡기가 약한 사람 △수험생 △임신부 등은 맞는 것이 좋다. 6개월 이하의 영아는 맞지 않는 것이 원칙. 6개월∼8세는 첫해 한 달 간격으로 두 차례 맞고 다음해부터 1년에 한 차례 맞는다. 임신부는 임신 28주부터 맞을 수 있다. 과거 순도가 낮은 백신을 맞고 오히려 독감을 앓는 부작용도 있었으나 지금은 백신을 맞은 사람 중 5∼10%에서 하루 정도 가벼운 두통과 미열이 나타날 뿐 별 부작용이 없다. 백신은 계란의 노른자에서 배양돼 계란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한 뒤 맞는 것이 좋다.

▼치료법〓국내에선 주로 대증(對症)요법으로 치료한다.미국에선 A형과 B형 두 가지 모두에 효과가 있는 자남비르가 개발돼 내년중 시판될 예정.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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