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졸음운전 「死神의 유혹」

  • 입력 1998년 8월 16일 19시 32분


30대 부부가 귀여운 딸 아들과 함께 자동차에 오른다. 시골 친척집에 가는 걸까, 아니면 휴가길에 나선 걸까. 모두들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그런데 얼마후 속도계 바늘이 휙 올라가면서 일가족을 태운 자동차가 반대편에서 오던 자동차와 충돌하고 만다. 혼자 살아남아 가족사진을 보던 딸은 화목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요즘 대한손해보험협회가 안전운전을 강조하기 위해 TV에 내보내고 있는 교통안전캠페인 내용이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무엇보다 과속과 졸음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깜빡 졸면 그것으로 끝이다.

경찰이 교통사고를 집계하면서 사고원인에 ‘졸음운전’ 항목을 넣지 않아 정확한 졸음운전 현황은 파악할 수 없지만 교통전문가들은 전체 사고의 10% 정도가 졸음운전 사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도로교통안전협회 심관보(沈官輔)박사팀이 92∼96년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졸음운전 사고가 전체 운전자 과실사고의 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92년 4백27건에서 96년에는 8백70건으로 배이상 늘어나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심박사팀은 운전자나 동승자가 사고조사 과정에서 졸음운전임을 인정했거나 속도위반 차체결함 등 명백한 사고원인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 졸음운전으로 간주했다.

일반적으로 졸음운전 사고는 새벽 또는 점심식사 후에 일어나기 쉽다. 심박사팀의 조사에서도 오전 5∼6시에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사는 “과속 난폭운전은 지속적인 단속으로 줄여나갈 수 있지만 졸음운전은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운전자들이 각자 생체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졸음이 밀려오면 ‘백약이 무효’라며 운전 중간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한다.

▼ 졸음운전 예방수칙

①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2시간 마다 휴식을 취하고 졸음이 올 때는 ‘무조건’ 길가의 안전지대에 차를 세워놓고 10∼20분 정도 ‘토막잠’을 잔다.

②가벼운 맨손체조는 충분한 산소섭취와 근육피로 해소에 좋다.

③운행계획을 세울 때는 거리나 시간만 고려하지 말고 신체 컨디션, 도로사정, 기상상태 등을 감안한다. 짧은 휴가를 최대한 즐기려고 무리한 운행계획을 세우지 말자.

④장시간 운전시 커피 콜라 녹차 등을 자주 마시는게 좋다. 그러나 음료수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각성(覺醒)효과는 짧은 시간 지속되므로 과신은 금물이다.

<이헌진 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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