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생각하며]노건일/지자체-대학 협력관계 구축을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48분


지역의 발전과 주민 복지를 총괄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어느덧 제2기를 맞았다. 그러나 아직도 잔재하는 중앙집권시대의 수동적 사고방식과 피동적 업무수행은 새로운 지식과 창의성에 바탕한 자치행정을 지체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행정을 쇄신하는 한 방법으로 지역대학과의 유기적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학은 교양과 지식의 함양으로 주민 생활을 향상시키고 차세대 정보사회의 인재를 육성하는 요람이다. 또한 대학 집단의 소비와 재정은 지역경제로 환류되기 때문에 수십개의 기업과 맞먹는 기여도를 갖는다.

구미 유수의 대학이 주민들의 직업 사회 교육을 위해 대학을 개방하고 있는 것은 지역 주민과 대학의 관계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다. 훌륭한 대학이 있는 지역이 경제적으로도 번성하고 좋은 이미지와 생활여건을 창출한다.

산업사회로부터 정보화사회로 이행하는 전환기에 있어서 대학의 연구 교육기능을 통해 생겨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은 첨단정보산업의 자산이 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매사추세츠주의 루트 128, 일본의 첨단정보 산업벨트가 대학을 유치하고 대학을 따라 확산되고 있는 것도 대학의 훌륭한 연구와 교육이 첨단산업의 온실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같은 산학연 협동은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산학 협력관계를 촉진하고 제도적 행정적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산학 협동을 지원하는 법률이 제정돼야 하고 지방정부와 대학간에도 공동체 의식에 근거한 협력관계가 구축돼야 한다.

지방대학은 또 지방문화의 중심으로서 지방문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나아가 전통문화에 근거한 새로운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지역문화를 보존 보급 개발하기 위해 지역문화연구소 등을 설립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는 지방대학에 연구과제를 위촉하거나 연구활동에 대해 여러가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지방화 시대에 걸맞은 지방행정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 공직자가 갖고 있는 관리지식이 재생산돼야 하는데 관리지식의 생산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과 대학 전문가들의 통합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체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관리 지식의 기초를 형성하는 각종 자료와 정책안을 대학에 제공하고 지방대학의 전문가들은 지방정책의 결정 집단에 새로운 정보와 정책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지방 공무원들의 업무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합리적인 구조를 갖춘 조직이라도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이 부족한 관리자들이 운영해서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그러므로 지방자치에 부합하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에 ‘관리 마인드’의 확산과 정착이 필요하다. 지방정부가 지방대학과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발상과 의식, 행태의 전환을 이룩할 때 보다 진취적인 자치행정의 풍토가 마련될 것이다.

노건일(인하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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