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 뒤엔 또 냉전에 의해 지배된 것이 20세기의 역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가 선정한 금세기 20대 혁명가와 지도자의 면면엔 파란만장한 시대사가 배어 있다. 레닌 마오쩌둥(毛澤東)과 처칠 루스벨트가 함께 오른 것은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는 미국문화 때문일지도 모른다. 공산주의가 1917년 러시아, 1949년 중국에서 각각 정권을 수립했으나 1991년 소련의 붕괴로 퇴조한 것도 금세기의 일이다.
▼인간이성은 앞으로도 역사발전의 동인(動因)이 될 것이다. 디드로 볼테르 루소 흄 같은 18세기 철학자들이 이성신뢰를 심었다. 19세기를 소설가의 시대로 장식한 스탕달 플로베르 졸라 등도 인습과 계층의 벽을 초극하려는 주인공들을 그렸다. 스탕달의 ‘적과 흑’은 나폴레옹 군대의 제복과 사제복 색깔을 대조시켰다. 스탕달은 영웅의 시대사가 깊어감을 예고했던 것같다.
▼타임은 금세기의 1백대 인물 중 ‘영웅과 영감을 주는 사람’ 20명을 아직 선정하지 않았다. 전쟁이 있어야 영웅이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평화시의 영웅을 고르는 일이 더 의미있는 것이다. 타임과 CBS TV방송이 공동선정하는 영웅이 누구일까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저널리즘이 그 결정권을 쥐고 있다. 20세기는 저널리스트의 시대라고도 하지만 결과에 대해선 세계인이 평가한다.
김재홍<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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