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시대 ②]미국인「할인쿠폰 사용」일상화

  • 입력 1998년 4월 2일 19시 28분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나.’ 풍족한 가운데 절약하는 삶, 실속있는 소비생활 등 외국인의 생활현장을 슬쩍 들여다본다. IMF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좋은 충고가 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미국의 어느 슈퍼마켓을 가더라도 계산대 앞에 줄지어 선 미국인들의 손에 할인쿠폰이 쥐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건 값을 다 계산한 점원이 할인쿠폰을 별도의 인식기에 비추면 쿠폰 내용에 따라 물건값이 그만큼 할인된다.

백화점 바겐세일처럼 몇십%씩 깎아주는 것도 아니다. 많아야 몇 달러고 적으면 10센트다. 할인율로 계산하면 10%선. 2,3개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준다는 쿠폰, 소비자 설문조사에 응하면 5달러를 보내준다는 쿠폰도 있다.

워싱턴 근교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메를린 드와이스(45·여)도 지갑 한쪽에 쿠폰을 잔뜩 넣어가지고 다닌다. 할인기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첩에 메모도 해 놓는다. 햄 치약 등 각종 생필품을 살 때 반드시 이 할인쿠폰을 들고간다.

드와이스는 신문을 볼 때면 가위를 챙긴다. 신문 광고면은 물론 신문에 끼여 배달되는 각종 광고지에 이 할인쿠폰들이 잔뜩 인쇄돼 있기 때문. 일요판 신문엔 할인쿠폰이 특히 많다.

한부에 1달러로 평일 신문에 비해 비싼 일요판의 실질가치는 이들 쿠폰 덕분에 1백달러가 넘는다고 미국인들은 말한다. 워싱턴포스트지의 경우 평일판은 80만부가 나가지만 일요판은 1백만부가 넘게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인쿠폰이 처음 도입된 곳은 미국 최대의 슈퍼마켓체인인 월마트. 물건값을 싸게 해주면 그 이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 판매이익이 더 커진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쿠폰제도는 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상점들은 광고효과를 누리고 소비자들은 곧바로 현금이득을 보는 쿠폰제. 실용주의적인 미국인들의 태도가 그대로 배어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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