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엿보기]소비자 손해 더 클수 있는 「쿼티」

입력 1998-03-15 20:23수정 2009-09-25 19:0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략산업 육성론을 믿는 ‘쿼티(QWERTY)무역론자’들은 자기 나라가 고부가가치 산업을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또 ‘각국이 무역장벽을 없애기로 협약을 맺는 것은 모든 나라가 보호무역을 할 경우 전세계 경제가 침체하는 파국을 맞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자유무역주의자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상대방이 공정하게 게임을 하면 나도 그렇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태도에 관계없이 자유무역을 옹호하겠다는 입장이다.

폴 크루그먼 미국 MIT대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국제무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자유로운 교역을 방해하면 우선 나부터 손해본다. 상대방이 내게 보복하면 피해는 커진다.…무역은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게임이 아니다.”

예컨대 목축업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낙농제품의 수입쿼터제도를 도입하면 우유값이 오르고 다른 산업부문의 침체를 가져온다. 결국 국가전체의 일자리수는 오히려 줄어든다. 무역장벽은 해당산업 종사자들이 얻는 이익보다 더 많은 손해를 납세자와 소비자에게 끼친다는 것이다.

19세기의 프랑스 경제학자 클로드 바스티아는 이렇게 비유했다.

“다른 나라가 보호무역을 한다고 해서 우리도 똑같이 하자는 것은 다른 나라가 암벽해안이기 때문에 우리 항구도 망가뜨리자는 주장과 같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어설픈 시장개방론자는 “슈퍼 301조로 타국 시장을 열자”고 하지만 골수 자유무역론자는 “슈퍼 301조를 폐기하라”고 요구한다.

대체로 경제관료들은 쿼티무역론을, 순수경제이론가들은 자유무역론을 지지한다.

국제무대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는 기업들은 어느 쪽을 선호할까.

〈허승호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