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로 뛰는 대학/숭실대]「기독교 박물관」자랑

  • 입력 1997년 12월 17일 08시 16분


숭실대의 여러가지 자랑거리 중 교내에 마련된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유일의 기독교박물관이라는 희귀성도 있지만 평양 숭실대 출신의 장로교 목사이자 민족운동가였던 김양선(金良善)박사의 일생에 걸친 열정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박물관은 원래 1948년 서울 남산에 있던 일제의 조선신궁(朝鮮神宮)자리에 세워졌었다. 이것이 1967년 개교 70주년을 맞아 숭실대 교내로 옮겨져 오늘의 박물관이 됐다. 현재 학생과 지역주민의 현장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때 신사참배를 거부해 폐교당했던 숭실대는 일제의 잔재를 걷어내고 박물관을 세웠다는 점에서 「민족정신의 회복」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해방직후 고고학자이기도 했던 김박사의 소장품을 북한에서 남한으로 운반하다가 김박사 부인과 둘째딸이 숨지기도 했다. 6.25전쟁 통에 많은 자료가 파손되고 일부는 일본과 미국으로 갔다가 휴전후 다시 돌아왔다. 한국기독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자료는 물론 독립운동사와 실학 한국고고학 관련 자료 7천여점이 소장돼 있다. 이중에는 국보 141호 「청동다뉴세문경(靑銅多紐細文鏡)」, 마테오 리치의 세계지도 목판본 「양의현람도(洋儀玄覽圖)」, 안중근(安重根)의사 옥필유고, 대동여지도, 연암집(燕巖集), 최초의 한글 요한복음 등 귀중한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수능시험을 마친 대입수험생들의 단체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영란여고 최지선(崔智善·19)양은 『기독교 역사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많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한국의 문화유산과 기독교 역사를 알리기 위해 이들 자료를 마이크로필름과 CD롬으로 제작해 해외에도 널리 알리고 한국기독교자료센터를 개설, 학술연구자나 단체에 기증할 계획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