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동욱/「외환위기」 대비하자

입력 1997-09-10 20:05수정 2009-09-26 11:0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금융기관에의 대출은 한국정부가 보증한다』고 강경식(姜慶植)부총리가 지난달 25일 선언하자 이날부터 주식값은 떨어졌고 달러값(환율)은 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94년의 멕시코 외환위기와 닮았고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금융불안과 유사하다는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던 터였다. 그러다보니 「한국경제에도 올 것이 오지 않았나」하는 우려가 감돌만도 하다. ▼ 기는 주가-뛰는 환율 ▼ 물론 동남아 국가들과 한국은 경제사정이 각각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주가는 내리고 환율은 올라서 국민경제를 강타한다는 기본도식은 똑같다. 동남아 국가들이 앓고 있는 경제적 진통을 한국경제도 겪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요즘 연일 주식값은 내리고 달러값이 오르는 것은 외국인들이 연일 주식은 팔고 달러를 사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오래 계속된다면 태국의 보유외화가 3백86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격감했듯이 한국도 그렇게 안된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의 경제지표들은 그 나라들보다 안정적이어서 그렇게 걱정할 것까지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외환사정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경상수지적자 비율은 96년말 기준으로 한국 4.9%, 태국 8.2%, 말레이시아 6.3%였다. 이런 것들이 외환위기 우려 불필요론의 근거가 돼있다. 즉 외국돈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걸림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지금 외국돈은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많아서 주식값이 내리고 달러값은 오르는가. 재계 랭킹 8위의 기아그룹마저 부도유예협약의 보호막 덕분에 겨우 부도를 면했다면 3대 그룹을 제외하고 모든 기업들이 부도에 떨고 있다는 루머가 진짜일지도 모른다. 아닌게 아니라 만일 기아가 부도를 낸다면 일파만파의 연쇄부도가 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 가장 골칫거리가 돼있는 제일은행 말고도 모든 금융기관들은 정부 보증이 있다 하더라도 외국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한도를 늘려주더라도 외국돈은 들어오기는커녕 나갈 것이다. 그래서 주가폭락―환율폭등이라는 동남아 국가들의 공통도식이 우리나라에서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연쇄부도」경계해야 ▼ 태국의 경제지표들은 1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그것들보다 건전했는데 은행 하나가 파산하면서 일파만파 도미노 파동에의 방아쇠가 당겨졌다. 그같은 사례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도 기아해법 여하에 따라서는 그렇게 안된다고 장담 못한다. 그러니까 국제수지적자가 누적되고 외채가 늘고 있는 한 외환위기는 항상 잠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만 한다. 이동욱<언론인>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