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장보석제」도입 논란

동아일보 입력 1997-09-09 20:09수정 2009-09-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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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영장실질심사제가 시행되면서 법원과 검찰간에 미묘한 갈등이 있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검찰의 영장청구건수는 영장실질심사제가 도입된 직후인 지난 1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정도 떨어졌었으나 다시 늘어나 6월부터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법원과 검찰의 갈등을 해소하고 영장실질심사제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 대법원이 마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영장실질심사를 필요적 심문으로 전환하고 영장심사단계에서 피의자를 보석으로 풀어줄 수 있는 「영장보석제(保釋制)」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영장심사단계에서도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소전 국선변호인제도」와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된 사건에 대해 검사가 항고할 수 있는 「검찰항고제」 등을 도입하고 있다. 피의자의 인권보호강화와 검찰의 수사권보장을 모두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영장심사단계에서 보증금을 내는 조건으로 피의자를 석방하는 영장보석제는 「유전(有錢)석방 무전(無錢)불석방」 현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둘째, 기소전 국선변호인제도가 지금까지의 국선변호인제도처럼 형식적으로 운영돼서는 안된다. 셋째, 영장실질심사제 도입에 따른 검찰수사의 현실적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법원과 검찰간의 협조체제 확립이 필요하다. 물론 검찰의 불만이 수사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되는 점도 있지만 검찰항고제 도입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시행 9개월째인 영장실질심사제를 평가해서 미비점을 보완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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