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안부재론」]『섣부른 후보교체 자칫하면 黨파멸』

입력 1997-09-07 20:17수정 2009-09-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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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와 관련한 외형적인 「정치지수(指數)」가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두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과 두 전직대통령 사면건의 파문, 안양 만안보선 참패,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이탈조짐 등이 지수악화의 주 요인이다. 당분간 이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눈에 띄게 호전될 것 같지도 않다는 게 여권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이대표의 「낙마설」이나 「후보교체론」에 갈수록 힘이 붙을 법한데 실제 상황은 그 반대다. 즉 여권의 분위기는 「그래도 이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정리돼 가고 있다. 여권의 위기의식이 고조될수록 오히려 「대안부재론」이 부각되는 형국인 셈이다. 이런 다소 특이한 현상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 우선 다른 대안을 모색하려 할 경우 예상되는 엄청난 파열음에 대한 우려에 기인한다. 자칫하면 여권의 공중분해에 따른 공멸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 첫 대통령후보 자유경선이라는 실험을 한 여권으로서는 경선결과를 번복하거나 백지화할 명분도 없다.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인식도 대안부재론의 바탕에 깔려 있다. 이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작 그를 신한국당의 후보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당관계자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 특히 당 중진들의 거부감이 강해 만약 이지사를 내세울 경우 당내 갈등과 분열상이 한층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지사 외의 다른 경선탈락후보들은 대중적 지지도가 취약, 본선경쟁력이 의문시됨에 따라 아예 논의대상에서조차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 등 여권핵심부와 신한국당내 관망파들이 「이대표 세우기」에 적극 나선 것도 결국 예상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가 현재만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결속과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이대표의 지지율 복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가 비주류측의 지구당위원장 및 국회의원 연석회의 소집요구를 즉각 수용, 당내 모든 비판에 귀를 열겠다는 자세를 취한 것도 이같은 대안부재론을 염두에 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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