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차범근號 『유럽식 「실리축구」로 일낸다』

  • 입력 1997년 8월 1일 20시 21분


「힘과 체력을 앞세운 전통적인 유럽식 축구」. 월드컵 4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차범근감독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승부에 강한 「실리적인 유럽축구」를 대표팀에 접목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축구대표팀은 사령탑에 따라 다양한 전술로 무장,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월드컵에 3회 연속 진출했다. 86년 멕시코월드컵대표팀의 김정남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은 「4―4―2」 진용을 기본으로 하는 「조직축구」였으며 90년 이탈리아월드컵대표팀의 이회택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이사)은 「3―5―2의 압박축구」를 구사했다. 또 94년 미국월드컵대표팀의 김호감독(현 삼성 감독)은 좌우 측면돌파에 역점을 두는 「공간축구」로 독일 스페인 등 강팀들을 상대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쳤다. 차감독은 『현재 세계축구의 흐름은 유럽의 힘과 남미의 개인기를 통합시킨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토털사커」가 지배를 하고 있지만 개인기가 떨어지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힘과 체력을 위주로 하는 전통 유럽축구가 가장 맞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10년간 활약한 바 있는 차감독은 체격좋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탄탄한 수비진를 구축하고 긴패스와 헤딩 등 고공플레이에 의한 공격 전술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이러한 차감독의 의도에 따라 현재 대표팀 상비군 32명중 1m80 이상의 장신들이 모두 19명이며 1m70대가 12명, 1m60대는 단 한명 뿐일 정도로 체격이 좋아졌다. 특히 수비진 11명은 전원이 1m80을 넘는 장신들. 지난 1월 차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은 12경기에서 8승3무1패를 기록, 유럽식 「실리축구」의 진가를 드러냈다. 대표팀의 주장 최영일(31·대우)은 『치열한 몸싸움과 기동력을 위주로 하는 전술에 적응하기 위해 체력을 키우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차감독의 실리적인 전술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의 흐름을 조율할 만한 뛰어난 게임메이커가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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