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詩語사전」출간 김재홍 교수

  • 입력 1997년 6월 13일 20시 29분


한국시 전문연구자인 경희대 金載弘(김재홍·50)교수가 시속에 깃들인 우리말의 뜻을 풀이해 「시어사전」을 펴냈다. 고려대출판부 간. 『한국 근현대시인들이 만든 아름다운 민족어를 집대성해보고 싶었습니다. 시인들은 시어를 통해 우리말에 담겨 있는 혼과 숨결을 살려내고 일상적인 우리말을 예술어의 차원으로 승화시켜 왔거든요』 김교수는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20년간 六堂 崔南善(육당 최남선)부터 95년 발표된 신작시까지 1만5천여권의 시집과 신문 잡지를 섭렵하며 뜻풀이가 필요한 시어들을 가려냈다. 시인들이 개인적으로 만든 말, 다시 살려쓴 고어, 살려볼 만한 방언이나 은어 속어 등을 광범위하게 선정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금까지 「정론」으로 알려진 해석에 반기를 드는 풀이들. 정지용의 시 「향수」 중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에 등장하는 「해설피」라는 단어는 「서글프게」라는 뜻으로 이해돼 왔지만 김교수는 「해 기울 무렵」이 옳은 풀이라고 주장한다. 백석의 「여우난골족」중 「명절날 나는 진할아버지 진할머니 댁으로 가면」의 진할아버지가 지금껏 「아버지의 외가」로 해석돼 온데 대해 김교수는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라고 반론을 편다. 『사전을 엮으며 소월 영랑 미당 고은 등 빼어난 시인들일 수록 우리 언어를 조탁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이 사전이 예술성 짙은 우리말을 일상화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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