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사과/정가 반응]야권 『사법처리 촉구』

  • 입력 1997년 3월 17일 20시 16분


[이동관·최영묵·이원재기자] 金泳三(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가 17일 사과문을 발표한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무거운 짐을 던 기분』이라며 홀가분해 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언급을 회피했고 야권은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며 비난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사법처리까지 결심한 이상 청문회 출석은 당연한 일』이라며 『청와대측이 현철씨에게도 여러 경로를 통해 청문회출석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특히 현철씨가 청문회출석에 응함으로써 검찰의 재조사→국회청문회 증언→사법처리의 가닥을 잡아 갈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 수습안이 李會昌(이회창)대표의 「건의」에 의한 것이냐, 김대통령의 「결단」에 의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고위관계자는 『현철씨의 한보청문회 출석과 검찰재조사 등의 방침은 지난달 25일 김대통령이 대(對)국민 사과담화에서 밝힌 기조위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를 이대표의 등장과 연결시키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신한국당▼ 李允盛(이윤성)대변인은 『당이 논평을 한다면 김씨를 공인으로 취급하는 결과가 된다』며 『개인으로서 물의를 빚은데 대해 아버지와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주문했다. 姜三載(강삼재)의원 金炯旿(김형오)기조위원장 등 일부 의원들은 『할 말이 없다』며 기자를 피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김씨의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그에 따른 파장을 우려했다. 孟亨奎(맹형규)의원은 『뒤늦은 감이 있다. 당연히 이런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李信範(이신범)의원은 『국민감정이 날카로워져 사법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라망신이다. 정치가 어떻게 되는거냐』며 걱정했다. ▼야권▼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국정농단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빛이 없다』고 비난했다. 국민회의 柳鍾珌(유종필)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국민 사과라기보다는 아버지에 대한 사과에 중점을 둔 인상』이라며 『아직도 국정을 문란시킨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뭔가 억울하다는 심정을 나타내고 있어 반성문수준도 안된다』고 혹평했다. 자민련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자체가 아직도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국민은 그가 보다 진솔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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