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초전도제품」 곳곳 실용화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3분


[김병희 기자] 고온초전도체가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구성과를 내며 21세기의 신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초전도란 전기저항이 0이 돼 한번에 많은 전기가 손실 없이 흐르는 현상. 보통 금속은 섭씨영하 2백70도 가까이에서 이런 현상을 나타내나 87년 영하 1백79도의 「고온」에서도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이 알려진 후 세계 각국은 초전도체 실용화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온초전도체는 전력손실이 없는 송전선이나 에너지저장장치 초고속컴퓨터소자 자기부상열차 등에 쓰일 수 있어 21세기 인류의 생활을 바꿀 신기술의 하나로 꼽힌다. 현재 응용 연구가 활발한 분야는 △초전도 마이크로파 소자 △생체 자기측정기구 △에너지저장장치 △초전도 전선 등. 이중 초전도 마이크로파 소자를 이용한 통신기술 연구가 가장 빨라 미국은 올해 말 이동통신 기지국과 휴대통신기 중계국에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소자는 기존 금속소자보다 성능이 좋고 훨씬 많은 채널을 쓰면서 부피가 작은 게 장점.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삼성종합기술원이 각각 분배기와 필터 시제품을 만들어내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용호박사팀은 최근 고온초전도 양자간섭장치를 이용한 생체 자기측정장치인 7채널 심자도(心磁圖)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전극을 몸에 붙이지 않고 거리를 둔 상태에서 인체에 대한 정확한 3차원 영상정보를 얻는다. 초전도 생체 자기측정장치는 지구상의 자기센서 가운데 가장 감도가 좋아 이를 이용해 △심장신호 △태아의 박동 △인체장기를 진단하는 기술이 한창 연구되고 있다. 초전도 전선 연구에서는 지난해 전기연구소 정대영박사가 영하 1백58도에서 ㎠당 1만8천1백A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는 전선 재료를 만든 데 이어 기계연구원 김해두박사팀이 ㎠당 1만A의 전류가 통하는 20m짜리 초전도 전선 개발에 성공했다. 김박사는 1백m짜리 전선도 곧 선보일 예정. 일본과 미국은 ㎠당 4만A의 전류가 흐르는 1㎞짜리 전선을 만드는 수준이다. 원자력연구소 홍계원박사팀은 최근 자장의 반발력으로 플라이휠과 베어링의 접촉 부위를 띄워 마찰력을 없앤 초전도 베어링을 발표했다. 지난 3년간 국내의 고온초전도 기술개발 성과를 모아 최근 공개발표회를 주관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종철박사는 『초전도제품의 세계시장 규모가 2010년에 4백억달러, 2020년에는 최대 2천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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