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낙동강 가뭄 보통일 아니다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남부지방에 겨울가뭄이 심하다. 낙동강을 비롯해 금강 영산강등의 수량(水量)이 심하게 줄고 수질도 최악의 상태다. 농업용수는 물론 수질악화에 따른 공업용수 및 식수부족이 예상돼 큰 걱정이다. 한보사태에다 북한 黃長燁(황장엽) 당비서의 망명등 어수선한 가운데도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가 물관리현황을 살피기 위해 낙동강시찰에 나선 것을 이해할 만하다. 영 호남지역의 가뭄은 벌써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강우량은 전국 평균 1천1백㎜로 예년에 비해 2백㎜정도 적었지만 영남과 호남지역의 강우량이 특히 모자랐다. 게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내린 눈이나 비도 예년보다 적어 경남의 경우 예년 평균 52㎜의 반을 겨우 넘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 4백77개 저수지의 평균저수율이 55%, 전남 주요 인공호의 평균 저수율이 46% 등 심한 물부족을 겪고 있다. 이같은 물부족으로 당장 급해진 것은 식수대책이다.특히 경남 함안 칠서정수장은 취수수위가 겨우 1.4m로 취수한계수위인 0.8m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정수장을 관리하는 마산시는 창녕군 남지대교 밑에 물막이를 설치해 낙동강 물을 끌어들이기로 하는 등 대책에 분주하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식용수를 제한급수하는 지역이 늘고 심지어는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부산마저도 생활용수가 달리고 있다. 공업용수에 비상이 걸린 것은 이미 오래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같은 겨울가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전국적으로 맑은 날이 많고 눈 또는 비의 양이 적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장기 예보다. 그렇다면 물을 아껴쓰는 수밖에 당장은 다른 도리가 없다. 마시는 물을 아끼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화장실 위생용수나 목욕물 등 생활용수는 마음먹기에 따라 절수가 가능하다. 이대로 가뭄이 계속된다면 농업용수 부족은 물론 공업용수 공급차질로 제조업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가정에서의 절수는 그만큼 농사 및 공업용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다. 4년째 계속된 가뭄으로 절대 강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금의 물부족을 당장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나마 용수절약과 함께 배수조절 등 물의 총량관리에 힘써야 하고 수량감소로 하류의 수질이 급격하게 악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물부족은 이미 세계적인 문제이며 기상이변 또한 잦다. 도시화와 공업화도 물소비의 증가를 가져오는데 연중 강우량은 줄어드니 원천적 물부족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댐의 증설 등 장기적인 물관리대책을 기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상류의 수원(水源)조절을 위해 낙동강과 남한강상류에 운하를 건설하자는 발상 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기술성과 경제성을 검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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