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만 핵폐기물/국내전문가 진단]

  • 입력 1997년 1월 23일 20시 35분


[金炳熙기자] 북한의 대만 핵폐기물 반입과 관련, 과학기술처를 비롯한 관계 전문가들은 핵폐기물 대량처리 경험이 없는 북한이 안전하게 보관할 능력이 있겠느냐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으로 가게 될 핵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버린 △작업복 △장갑 △환기계통에서 사용된 폐필터 △교체한 부품 등으로 방사선 량은 많지 않은 저준위 폐기물이다. 그러나 이런 저준위 폐기물에서도 코발트60 망간54 세슘137 등 때문에 1백∼2백년은 지나야 방사능이 거의 없어지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저준위 핵폐기물이라도 콘크리트와 혼합해 드럼에 밀봉한 다음 외부와 차단된 해저나 지하 반지하 저장고 등에 보관한다. 현재까지 북한은 연구용과 실험용 소형 원자로 2기만을 운영해 대규모 핵폐기물처리능력은 없다는 게 원자력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 나아가 북한이 대만으로부터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에 필요한 기자재와 돈(약6천9백만달러 추정)을 받는다해도 그용도에 그대로 쓸 것인지도 의문이다. 또 처리장 건설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10만드럼을 보관할 수 있는 핵폐기물처리장을 건설하려면 우리돈 약5백억∼7백억원이 들고 기간도 4∼5년이 걸린다. 북한은 폐광산에 핵폐기물을 보관할 계획이라고 하나 세계적으로 독일 등 한두나라를 제외하고 폐광에 핵폐기물을 보관하는 예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그것도 독일같은 경우 폐광안에 물이 없는 암염광을 사용하고 있어 북한의 폐광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폐광산은 대개 물이 차기 때문에 물기가 있을 경우 지하수가 방사선에 오염돼 환경재해를 일으킬 수 있다. 과기처 金知鎬(김지호)원자력실장은 『북한이 앞으로 핵폐기장을 만든다해도 환경영향평가 등을 얼마나 철저히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자력발전을 하고 있는 나라치고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선정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지 않는 나라가 없다. 그것이 갖고 있는 잠재적 위험성 때문이다. 대만이 돈을 들여 팔아치우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그런데 북한의 경우는 원자력의 기술수준이 낙후돼 있는데다 국제규격에 맞도록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규제가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국의 것을 안전하게 영구폐기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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