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문화로 본 새로운 역사」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7분


「李光杓기자」 ▼ 린 헌트 외 지음/조한욱 옮김 (소나무/10,000원) 역사 서술은 그동안 정치경제적 측면을 강조한 마르크스주의와 전체사를 표방한 아날학파 등이 한시대를 풍미하며 유행했지만 그같은 방법론으로 역사를 서술한 이후에도 역사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있는 상태다. 기존 역사학이 이같은 한계에 직면하자 역사학자들은 60, 70년대부터 그동안 주변적 미시적인 것으로 치부됐던 일상 문화(노동자 하인 여성 인종집단 등)를 역사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역사학을 살아있는 학문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이 책은 「문화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최근 역사학 연구 경향의 등장 배경과 의미, 그 구체적 사례를 미국 중심으로 담고 있다. 1부에서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이분법 타파에 기여한 미셸 푸코, 사회경제사를 문화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에드워드 톰슨 등을 거론, 이들이 기존 역사학의 한계 극복과 새로운 역사학 탄생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한다. 2부에는 다양한 문화현상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방법론의 구체적 사례가 담겨 있다. 「미국의 퍼레이드―19세기 사회적 질서의 표현」에서는 미국의 퍼레이드를 시대적으로 고찰, 그 이면에 숨겨진 계급 인종 성별문제의 변화상을 읽어내고 사회적 억압의 은폐와 진실의 왜곡 등을 추적함으로써 문헌만이 역사학의 사료(史料)라는 기존의 통념을 전복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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