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간첩작전 과오 다시 없어야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합동참모본부는 강릉침투 북한 무장간첩 소탕작전에 대한 특별검열결과 군단장급 장성을 포함한 지휘관 및 장병 20명을 문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이 검열결과를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과오에 대한 직접 책임을 물어 군법회의에 회부하거나 경고하는 등의 처벌대상 장병이 2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강릉에 침투한 북한 무장간첩 소탕작전은 온국민은 물론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연병력 1백60만여명이 참가해 2개월 가까이 진행됐다. 또 작전기간중 군부대의 경계태세, 초동조치, 작전에 임한 장병의 전장(戰場)군기, 장비의 문제점 등 우리군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점을 생각하면 이번 특별검열의 결과를 공개한 것은 잘한 일로 평가된다. 검열결과 시기 기상 지형 등 여러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장간첩 소탕작전이 전과(戰果)면에서 무장간첩을 거의 완전 섬멸한,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작전이었다는 평가다. 우리도 이런 평가에 일단 동의한다. 그러나 군은 이 작전을 통해 너무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해상 및 해안경계 감시 등 적의 침투탐지 관련 분야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매우 심각하다. 해상 및 해안경계에 임하는 작전형태가 노출돼 있는 데다 대잠장비의 성능도 보잘 것 없다. 또 해안감시에도 병력과 장비부족으로 사각(死角)지대가 너무 넓다.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이다. 보고계통이 복잡하고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린 것도 문제이고,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이긴 하겠으나 작전에 투입된 장병의 해이한 전장군기도 바로잡아야 할 과제다. 이러한 지적사항은 평소 교육 훈련을 통해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점들이다. 그리고 비상이 내려진 상황에서 벌어진 병사의 탈영 및 총기사고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도 거론됐지만 군기강의 쇄신과 확립은 그야말로 시급한 과제다. 그런 가운데 마음 든든한 것은 이번 작전에서 보여준 신세대 장병들의 모습이다. 신세대 장병은 일반의 우려처럼 나약하지 않았으며 선배들 못지않게 용감한 전투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합참은 이번 특별검열 결과에서 드러난 과오에 대한 엄중 문책은 물론이고 유공자들에 대한 포상도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엄격한 신상필벌원칙의 적용이야말로 군의 기강을 세우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군수뇌부는 합참의 검열결과를 기초로 강군(强軍)육성에 전심전력해서 앞으로 또 있을지 모르는 간첩작전에서는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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