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廣州…외국인에게 바가지 예사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15분


광주(廣州)는 고층빌딩에 차량으로 가득 메워져 있는 도로, 빽빽히 들어서 있는 다국적기업들의 화려한 광고판 등 이곳이 과연 사회주의국가 중국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받은 느낌은 중국에서 최대의 부를 자랑하는 도시답게 물질적 풍요로움은 있으나 철저히 자신의 부에 집착하는 메마르고 왜곡된 도시화의 일면이 있다는 점이다. 광동인들은 흔히 중국의 유태인으로 비유되곤 한다. 자녀들에게 교육보다는 장사하는 기술을 먼저 가르친다. 이곳에는 공짜개념이 없다. 회사명칭에 복무중심(服務中心)이라고 붙어 있으면 서비스센터다. 여기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에서도 복무중심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액의 수수료를 요구해 당황할 때가 많다. 상대방이 잘 해주면 잘 해줄수록 서비스 할증이 붙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체면 몰수하고 유료인지 무료인지를 묻는 것이 상책이다. 중국인을 「만만디」라고 하는데 적어도 이해관계에서만은 아니다. 한번은 아파트 주차장에 밤늦게 주차하다 주차장을 표시하는 쇠사슬을 건드려 고리가 빠진 적이 있다. 당장 경비원이 달려와 수리예치금을 내라고 하는게 아닌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수리한 후 청구서를 보내면 바로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따라와 문입구를 막고 서기에 할 수 없이 예치금을 지불했다. 일주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찾아가 문의하자 그제서야 잊어버렸다며 나머지 금액을 돌려준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알지도 못하는 수수료를 공제하기에 근거를 물었더니 내부문건이라 보여줄 수 없단다. 알아 보려면 상급기관에 가보라고 한다. 끝까지 따지고 들었더니 결국 「착오」를 인정했지만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다.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 던져놓고 보자는 식이다. 상식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다. 부당한 요구로 매일 이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허탈해지기까지 한다. 강 영 진(광주무역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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