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대학이 직면한 과제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19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그 난이도나 명문대학들의 특정학과에 대한 예상합격점 등에 관한 기사가 신문의 지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러한 일은 한국에서 매년 벌어지는 현상이다.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 특히 대학진학열에 비추어 기사거리가 되고 수험생이나 학부모 독자들에게는 관심거리이므로 센세이셔널리즘에 민감한 신문으로서는 부득이한 일이라 할 것이다. ▼ 지망생 줄고 개방 가속 ▼ 대학입시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일대행사가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좋게 말해서 이는 뜨거운 국민의 교육열과 청소년의 향학열의 소치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큰 사회적 행사로 되어 있는 것은 일련의 후진성이라고도 생각된다. 해방후 이제까지 정부와 대학이 입시문제에 너무 끌려온듯한 느낌이 든다. 빈번히 입시제도가 변경되었고 그러면서도 항상 결정적인 만족을 줄 수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대강(大綱)만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잔 수정을 되풀이한데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입시지옥이라는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그래도 대학은 행복한 처지였다고 할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대학입학 지원자수가 입학정원을 훨씬 밑돌게 된다는 예측이 나와있다. 말하자면 대학지망생의 수요공급관계가 지금과 반대로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교육시장의 개방도 진행될 것이다. 이때에 대학의 위기, 특히 대학 경영상의 위기가 도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세가지 요건이 필수적이다. 재정적 충족, 교육 및 연구체제의 확립, 교육수요의 지속 등이 그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세가지 요건의 충족여하가 각 대학의 국내적 국제적 존립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대학의 생존원리는 기업의 생존원리와 큰 차이가 없다. 즉 앞에 말한 대학의 세가지 필수요건은 각각 기업에서는 재무구조의 강화, 경영 및 기술의 혁신, 시장수요의 지속 등의 문제에 해당할 것이다. 기업의 경우 이러한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기업사회에서 도태하고 말 것이다. 淪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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