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기고]『모든 개혁 국가경쟁력과 연계』

  • 입력 1996년 10월 27일 20시 39분


미국은 주(州)정부의 독자적인 교육개혁안을 연방정부의 교육개혁안으로 흡수하는 「GOALS 2000」계획을 갖고 있다. 영국은 영국나름대로 교육개혁의 성과를 최대한 집약시키려는 「교육결과 표준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획일적 발상 버려야 심지어 스칸디나비아반도 최북단에 위치한 핀란드도 교육개혁의 초점을 「신교육체제 구축」에 맞추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발행한 교육개혁 서적은 세계 각국에서 2백만권 이상이나 팔리는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교육개혁안마저도그나라의경쟁력을 드러내는 잣대가 되는 셈이다. 이들이 겨냥하는 교육개혁은 지난 교육의 잘잘못을 들추어내는데 있지 않다. 이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에게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주는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국교육의 이것저것을 훑어보고 기껏 4년제 대학이나 더 늘리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안은 우리나라 교육의 저력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교육개혁은 그런 식의 권고나 듣고 있어야 할 처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권고안에서 경청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리 교육개혁의 틀이 「정치모형」으로 짜여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간파했다는 사실이다. 교육개혁의 입안과 결정, 진행과정이 획일적인 중앙집권적 발상과 행정의 편의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경직된 모형이라는 뜻이다. 이 점에서 우리의 교육개혁방안도 저들처럼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교육개혁을 입안하고 평가하는 패러다임부터 바꿔야 한다. ▼“결과는 교실에서” 교육선진국의 징표는 교육행정과 전문연구기관의 책무성에서도 잘 나타난다. 연구기관이 교육부 산하 기구로 출발했지만 전문성만큼은 교육부와 별개로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교육에 대한 결과를 독립적으로 연구하고 평가한 후 그 결과를 국회에 독자적으로 보고하게 함으로써 교육평가기관의 권위를 한껏 세워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국가의 교육개혁은 제대로 못 가르치는 학교장에게는 책임을 묻고 심할 경우 학교폐쇄 조치를 취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불과 4년후 21세기로 진입하는 치열한 세계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틈새전략이다. 「교육개혁의 방향은 세계에서, 교육개혁의 결과는 교실에서 찾겠다」는 교육개혁은 나라마다 교육다운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인간교육 회복의 다짐이기도 하다. 학교교육에 책임을 가혹하게 묻는 조치가 설령 비인간적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결국 미래의 어린이와 나라를 살려내기 위한 지극히 인간적인 조치다. 한 준 상<연세대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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