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7위 대우 받은 이승엽 감독…‘국민 타자’서 ‘국민 감독’으로 거듭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4일 1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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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첫 은퇴투어 주인공으로 삼성 유니폼을 벗은 ‘라이언킹’ 이승엽 SBS 해설위원(46)이 두산 지휘봉을 들고 5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두산은 14일 이 위원과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 연봉 5억)에 감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역대 신임감독 최고대우다.

14일 두산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승엽 신임감독이 전날 해설위원으로 마지막 중계에 나선 KT-KIA 와일드카드전 경기 종료 후 이순철 해설위원, 정우영 캐스터와 남긴 기념사진. 정우영 캐스터 페이스북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타자’ 명성에 준하는 액수이긴 하지만 프로무대에서 코치 등 지도자로서 경력이 전무했다는 점에서는 파격이다. 이 위원은 감독 데뷔와 동시에 역대 프로야구 감독 계약 규모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고 기록은 전임인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가지고 있다. 김태형 전 감독은 두산에서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뒤 2019년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7억원)에 3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프로야구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과업을 이룬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두산은 역대 ‘최중량급’ 감독의 무게감을 맞추기 위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꼽히는 이 위원을 택했다.

신임감독 이전 최고 계약 기록은 역시 삼성 출신 ‘레전드’인 이만수 전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2011년 SK(현 SSG)는 이만수 당시 감독대행과 3년 총액 10억원(계약금 2억 5000만원, 연봉 2억 5000만원)에 감독 계약을 했다. 이번 이승엽 감독의 계약규모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이만수 전 감독의 1.5배를 넘는다.

이승엽 감독은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뒤 맺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에 도장을 찍었다. 2016년 두산은 김태형 전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재계약했었다.

이제껏 이승엽 감독보다 더 큰 규모로 감독 계약을 맺은 건 김태형 전 감독을 포함해 6명 뿐이다.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혹은 진출 경험이 있다. 계약금액 순위로 따지면 2위는 2019년 염경엽 전 SK감독(총액 28억원), 3위는 2018년 류중일 전 LG 감독(총액 21억원), 공동 4위는 2016년 김태형 전 두산 감독, 김경문 전 NC 감독, 2017년 김기태 전 KIA 감독(이상 총액 20억원)이다. 이승엽 감독은 첫 계약부터 한국시리즈 진출 감독에 준하는 최고 대우를 받은 셈이다.

삼성의 영구결번 출신인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가 되어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러던 중 두산에서 손을 내밀어주셨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그리웠던 그라운드를 5년 만에 밟게 됐다. 현역 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얻은 경험에 KBO 기술위원과 해설로 보고 배운 점들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승엽 감독의 취임식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 수상자로 나선 이승엽 두산 신임감독. 동아일보DB
지난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 수상자로 나선 이승엽 두산 신임감독. 동아일보DB
이승엽 감독은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해 프로야구 역대 통산 홈런 1위(467개) 기록을 남겼고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8시즌 동안 친 159홈런을 포함해 한·일통산 626홈런 기록도 세웠다. 최우수선수(MVP) 최다수상(5회), 골든글러브 최다수상(10회) 기록도 그가 가지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올림픽 금메달(2008년), 동메달(2000년), 아시아경기 금메달 1개(2002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위(2006년)에 기여하며 ‘국민 타자’라 불렸다. 은퇴 후에는 해설위원을 맡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 이승엽 야구장학재단 이사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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