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니코바에 금메달 내준 김연아…개최국 효과 비정상적으로 커”

민동용기자 입력 2020-12-01 10:09수정 2020-12-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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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배경음악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애절한 표정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동아일보 DB
2014년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채점 결과에 개최국효과(host effect)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이 경기 결과에 대한 의혹 제기는 매우 합리적이었다는 것이다. 개최국효과는 ‘개최국 선수가 오직 개최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얻는 추가점수’를 뜻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종희 교수(48)는 최근 편저한 ‘정치학 방법론 핸드북’(사회평론아카데미)의 베이지안 분석을 소개하는 장(章)에서 이 같은 사례 분석 결과를 밝혔다.

베이지안 분석은 조건부확률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베이즈 정리(定理)’를 토대로 통계적으로 불확실한 사실을 확률론적으로 기술하는 과학적 접근법을 말한다. 모든 관측 자료와 결과는 정량적이 아니라 확률분포의 형태로 분석되고 표현된다.

소치 올림픽에서 김 선수는 무명에 가까웠던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김 선수는 쇼트 프로그램 74.92점,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144.19점, 총점 219.11점을 받았다. 반면 소트니코바는 쇼트 74.64점, 프리 149.95점, 총점 224.59점이었다. 당시 세계 여론은 ‘홈 어드밴티지(개최국효과)가 지나쳤다’와 ‘대체로 공정했다’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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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소트니코바의 점수가 부정(不正)이냐 아니냐’를 알아보기 위해 ‘개최국효과가 지나쳤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베이지안 분석으로 검증했다.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박 교수는 “소치 올림픽의 개최국효과가 통상적인 개최국효과의 수준을 넘었을 확률이 얼마냐, 즉 얼마나 정확성을 가지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고 말했다. 분석 대상은 피겨스케이팅 채점의 기술점수와 예술점수 가운데 심판의 주관적 평가에 해당하는 예술점수로 한정했다.

소치 올림픽의 개최국효과를 이전 26개 대회 개최국효과의 평균적 크기와 비교해 본 결과 통상적인 수준의 개최국효과의 범위를 확연히 벗어났다. 통상적인 개최국효과의 분포로 환산하면 평균적 크기는 2.42였는데 소치 올림픽의 경우 6.73이었던 것.

이어 소치 올림픽의 개최국효과가 통상적 개최국효과보다 클 확률, 즉 비정상적 개최국효과일 가능성을 봤더니 쇼트 0.936, 프리 0.973, 쇼트와 프리 모두 0.911이 나왔다.

“100번 시뮬레이션하면 쇼트는 94번, 프리는 97번 정도 소트니코바가 항상 더 많이 개최국효과를 받았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90%의 확률로 소치 올림픽의 개최국효과는 통상적 개최국효과보다 훨씬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상적 개최국효과였다면 김연아 선수가 10번 중 9번은 금메달을 따야 하는 거였죠.”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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