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PS 탈락’ 롯데, 더 큰 문제는 현장-프런트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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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3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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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 News1
롯데 자이언츠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 News1
용두사미 시즌이었다. 바뀐 ‘단장-감독’ 체제 속에 개막 5연승으로 기대감을 증폭시켰지만 결국 3년 연속 가을야구의 들러리 신세가 됐다. 현장과 프런트의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도 밝다고 하기 어렵다.

롯데는 지난 21일 SK 와이번스에 3-11로 대패하면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2018년 7위, 지난해 10위에 이어 3년 연속 탈락이다. 올 시즌에는 꼴찌에서 순위를 몇 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탈락이 확정된 후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롯데는 22일 SK전에서도 8-9로 끝내기 재역전패를 당했다. 이대호-이병규-안치홍-한동희가 4타자 연속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8-6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3실점하며 끝내기 재역전패를 당했다.

3연패에 빠진 롯데는 마지막 자존심 5할 승률도 위태롭다. 68승1무68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남은 7경기에서 4승 이상을 따내야 5할 승률이라는 성과라도 건질 수 있다. 상위권 팀들과 대결이 많이 남아 4승을 장담할 수 없다.

올 시즌 가을야구 탈락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장과 프런트의 불협화음이다. 지난해 롯데는 최하위에 머물던 중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함께 물러났다. 유례를 찾기 힘든 감독과 단장의 동반 퇴진이었다.

그 뒤로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이 프런트의 수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이례적으로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을 비롯해 스캇 쿨바, 래리 서튼 등 감독 후보를 공개하고는 감독 선임 기준을 밝혔다.

외국인 사령탑 영입에 무게감이 실려 있던 롯데의 감독 영입 작업은 KBO리그 출신 허문회 감독 선임으로 마무리됐다. 또한 성민규 단장이 직접 인터뷰를 실시한 뒤 현장의 수장이 결정됐지만, 왜인지 프런트와 현장은 시즌 내내 합이 잘 맞지 않았다. 그 배경에 대한 여러 설이 난무했다.

롯데의 ‘프런트-현장 관계’는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주전 포수로 활용하기 위해 성민규 단장이 트레이드로 야심 차게 영입한 지성준을 허문회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불협화음의 시작이었다.

결국 지성준은 주로 2군에만 머물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롯데는 공연히 아쉬운 선발투수 자원 장시환만 내준 꼴이 됐다. 장시환은 한화 이글스에서 132⅔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시즌이 한창 진행되던 중에 구단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통해 프런트와 현장의 갈등이 있음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 뒤로 허문회 감독도 프런트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터뜨리는 사례가 잦아졌다.

“웨이버 공시를 기사로 알았다”, “현장과 프런트의 역할이 정립돼야 한다”,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결정”, “구단은 감독과 코치를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등, 감독의 프런트 저격 어록은 일일이 언급하기도 벅찰 정도로 많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을 뒤로하고 이제는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할 때다. 선수단 정리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큰 기대 속에 출범한 ‘성민규-허문회 체제’마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롯데는 알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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