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K리그, 시즌 축소되면 선수단 연봉은 어떻게 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13일 05시 30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봄은 왔는데, ‘축구의 봄’은 오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스포츠 시계가 멈췄다. 2020시즌 K리그도 개막 시점을 잡지 못한 채 아쉬운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K리그는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기존의 38라운드 체제는 물 건너갔다. 지금은 최대 몇 경기까지 치르느냐가 관건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는 27라운드와 함께 ‘최악의 경우’ 22경기씩 치르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축구 산업도 망가졌다. 지출은 여전한데, 수입은 사실상 ‘제로(0)’다. 돈이 돌지 않는 극심한 자금난에 몇몇 구단들은 임·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했다. 물론 대개 ‘자진 반납’으로 포장했지만 정말 그랬는지는 당사자들만이 안다.

그렇다면 선수단 연봉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당연히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각 구단은 프로연맹 통일 계약서를 활용해 소속 선수들과 계약을 진행한다. 큰 틀은 기본급+수당(출전 혹은 승리·무승부 등)으로 이뤄진다.

프로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시즌 1·2부를 통틀어 K리그 연봉 총액은 약 1131억 원으로 974억 원이 기본급, 157억 원이 수당이었다. 여기서 전체 연봉 14~15% 선인 수당 부분이 깎일 전망이다. 수당은 경기를 뛰어야 챙기는 몫으로 각 선수단은 풀 트레이닝과 자체 경기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런데 자금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은 기본급이다. 현재의 상황이 향후 2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재정이 탄탄하지 않은 팀들의 임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기본급 축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축구계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는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영역이다. 한 축구인은 “의견이 분분한 건 사실이나 선수들의 상업적 가치까지 구단이 이용한다고 볼 수 있고, 이 가치는 기본급 영역에 포함 된다”고 했다. 한 에이전트는 “코로나19는 천재지변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재앙이다. 선수단이 자체 기구를 통해 연봉 삭감을 결정해 구단에 제안한다면 모를까, 일단 (기본) 급여는 정상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재난 시국에 일정 비율을 두고 연봉 삭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천재지변이나 전염병으로 시즌이 줄어들었을 때, 연봉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삽입한다고 알려진다. 반면 K리그는 ‘한 시즌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혹은 ‘○○라운드를 기준으로 한다’ 등의 내용은 없다. 결국 임금을 삭감할 기준이 없는 것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연봉 삭감은) 다양한 해석과 다툼의 여지가 있다. 법리적인 검토 등 면밀한 체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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